고양시립 박물관, 예산 삭감 제동…시의회 “제2고궁박물관과 중첩”

매장 유산 6만점, 국가 귀속 후 타 도시로 뿔뿔이 이관
시의회 “고궁박물관도 전시 가능”…시 “특례시 중 우리만 없어”

고양시청사
고양시청사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고양시가 다양한 지역 문화재를 보관·전시하기 위한 시립박물관을 추진 중이지만 용역 예산마저 7차례나 시의회에서 삭감돼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는 국립고궁박물관 분관이 지역에 추진 중인 상황에서 이를 고려하지 않은 시립 박물관 건립은 차별성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고양시는 2018년 발굴된 도내동 구석기 유적부터 한반도 최초 재배 볍씨인 신석기 시대 가와지볍씨, 고려 공양왕릉, 조선시대 벽제관에 이르는 다양한 유산을 보유한 유서 깊은 도시다. 고양시 곳곳에선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을 비롯해 북한산성, 행주산성 등 역사적인 문화유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고양시는 전국 특례시 중 유일하게 시립박물관이 없어 정작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고양시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고양시에서 출토된 매장 유산은 현재까지 6만 1000여 점에 달하지만 대부분은 둘 곳을 찾지 못해 국가 귀속 후 국립춘천박물관이나 대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등으로 뿔뿔이 이관된 상태다.

이에 고양시는 2023년 공립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개정과 건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공립박물관 건립을 본격 추진했다. 지난해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공립박물관 건립 거버넌스 포럼을 개최했고, 자료 수집과 관리 조례 제정, 임시수장고 조성으로 고양시 문화유산 수집에 주력했다.

고양시는 매장유산 조사기관과 협의해 비귀속 매장 유산 350여 점을 기관 위탁으로 확보했고, 기증운동과 유물 구입으로 현재까지 고양시 문화유산 총 1460여 건을 수집했다.

본문 이미지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수장고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조선왕실 전문 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은 8만8000여 점의 왕실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유물들은 재질에 따라 적정 온·습도가 유지되는 19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2024.6.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수장고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조선왕실 전문 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은 8만8000여 점의 왕실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유물들은 재질에 따라 적정 온·습도가 유지되는 19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2024.6.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나 이런 고양시의 노력은 건립 관련 용역 예산 확보에 실패하며 계획 수립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고양시는 2023년 본예산부터 올해 1회 추경까지 총 7차례 건립 관련 용역 예산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삭감되며 문체부에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는 국립고궁박물관이 본관의 유물 일부를 이전해 보관·전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재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구 LH 고양사무소 부지 삼송동에 분관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고양시의 유물들도 전시가 가능한데 굳이 제2고궁박물관과 기능이 중첩되는 시립박물관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미수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집행부에 제2고궁박물관과 시립박물관과의 차별성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예산만 올리고 있다”며 “전액 국비로 건립되는 고궁박물관에 우리 시 유물들도 충분히 전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시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가 상승해 제2고궁박물관 건립에 5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한편 공립박물관 설립은 기본계획 수립부터 운영 단계까지 까다롭게 심사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해야 건립비용의 최대 40%를 지원받을 수 있는 경기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고양시와 비슷한 인구 규모의 특례시들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도록 공립박물관 건립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직영 박물관 3개소를 운영 중이고, 용인시도 지역사 전문 박물관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 박물관은 2023년 체험동을 우선 개관했고, 창원박물관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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