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붕괴 사고'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 장례 절차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17일 오전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A 씨 빈소가 마련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장례식장 안내데스크 스크린에는 그의 영정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인 A 씨는 까맣게 타들어가는 심정도 모른 채 수줍음 가득 머금은 미소 띤 얼굴로 조문객을 맞이하는 듯 했다.
그의 시신이 수습된 지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탓인지 빈소 입구에는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근조화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빈소 내부에서는 검은 상복을 차려입은 유족들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보였다.
일부 유족은 황망한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 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른 오전부터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에선 포스코이앤씨 직원 약 10명이 장례식장 이곳저곳을 바삐 오가며 유족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었다.
중앙대 광명병원 관계자는 "유족들이 외부 접촉을 전혀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재 직원 여럿이 사고 현장과 빈소를 오가며 A 씨 유족을 지원하기고 있다"며 "오전 중으로 사장, 본부장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상부 도로와 함께 붕괴했다.
이 사고로 A 씨가 실종됐다가 약 125시간여 만, 일수로는 6일 만인 전날(16일) 오후 8시 3분께 사고 현장 지하 21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인 20대 남성 B 씨 역시 지하 약 30m 지점에서 13시간가량 고립됐다가, 다음 날인 12일 오전 4시 27분께 극적으로 구조됐다.
B 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가 비교적 빠르게 구조될 수 있었던 건 고립 초기부터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는 게 소방 당국 설명이다.
당시 소방 당국은 휴대전화 통화로 A 씨 생사 여부는 물론, 대략적인 고립 위치 등을 지속해서 파악하며 구조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A 씨의 경우, 사고 직후 휴대전화 전원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다 아예 전원이 나가 위치 추적이 불가능했다.
특히 악천후, 지반 침하 등으로 추가 붕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수색 작업이 여러 차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관계 당국은 실종자 수색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사고 현장 수습은 물론, 구체적인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형사기동대장(총경 한원횡)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전담팀을 61명 규모로 편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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