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4·16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기억문화제가 15일 오후 5시 광주 남구 백운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참사가 일어난 지 11년이 지났지만 시민들은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며 '안전 사회'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광주 남구와 남구촛불모임 주관으로 열린 이날 문화제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억문화제는 추도사, 공연, 추도시낭송, 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백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우리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떠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충격적이고 슬프다"며 "세월호 참사는 분명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정작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아직도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냐고 물었다"며 "죽은 자의 고난과 호소를 기억한 산 자들이 광장에서 손잡고 부르짖을 때 진실이 규명된다"고 전했다.

김용목 남구촛불모임 공동 대표는 "학동 참사, 이태원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이어지며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며 "우리가 눈 감을 때까지 사회적 참사를 기억한다면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추모사가 이어지는 동안 참석자들은 고개를 떨구거나 침묵을 지키면서 먼 길을 떠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은 준비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 중엔 잠시 멈춰서서 추모편지를 작성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11년이 지나도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가시지 않는다"며 "구명조끼를 입고 배 안에서 대기하라는 부끄러운 어른이 아닌 떳떳한 어른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기억문화제에 앞서 세월호 참사 72시간의 기록, 세월호 아이들의 방과 교실을 보는 4·16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