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창업 못한다는 생각은 말라…엔젤투자 넘친다"

[빛,나눔]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한강 이남 최대 마트 오너서 청년 창업 전도사 변신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2025.4.1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2025.4.1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편집자주 ...내 가족, 내 동네, 내 나라라는 표현보단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나라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우리들 마음에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어서다. 자신의 빛을 나눠 우리 공동체를 밝히는 시민들을 소개한다.

(광주=뉴스1) 박영래 김태성 기자 = "1억 원의 돈을 모아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도 된다. 광주에도 기부하는 마음으로 창업지원에 투자하는 사람들 많다."

한때는 한강 이남에서 최대 규모의 대형마트를 운영하기도 했던 이 남자. 지금은 청년들의 창업 전도사로 나서 지역의 창업 생태계 구축에 열정을 쏟고 있다.

호남지역 향토 유통업체 빅마트 대표를 역임했던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64)를 지난 9일 광주역 인근에 위치한 '빛고을 창업스테이션'(STA·G, 스테이지)에서 만났다.

부드러운 미소가 장점인 그에게서는 여전히 열정이 넘쳐났다. 그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3대 센터장에 이어 지난해 6월부터 4대 센터장을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집중육성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도약을 지원하는 창업 허브다.

지역 유일의 공공액셀러레이터로서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며 투자유치를 위한 직간접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가 지금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광주에 두터운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단발성 창업 지원이 아니라 창업생태계를 두껍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그 안에 들어와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하상용 대표는 "유소년 축구단처럼 여기서 선수들을 잘 키워서 서울의 돈 많은 투자자들의 스카우트(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2025.4.1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2025.4.10/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그가 청년 창업 지원에 주력하는 이유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들을 어떡하든 막기보기 위함이다. 청년 창업이 광주의 인구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역의 청년들이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인데 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건 대기업 유치나 관공서 유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건 불가능하다."

하 대표는 결국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창업을 적극 지원해 지역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만이 청년들의 수도권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만 150개사 창업기업 발굴, 직간접 투자유치 31개사 247억원, 신규채용 399명 등의 성과를 올렸다.

그는 '창업 전도사'로 나선 데는 빅마트 대표이사, 지역문화잡지 발행인, 광주재능기부센터 이사장 등으로 일하면서 직접 보고 느꼈던 지역의 한계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995년 남구 진월동에 광주지역 최초의 창고형 할인점 빅마트를 출범시켜 10여 년에 걸쳐 18개 매장으로 성장시켰다. 절정기인 2000년대 중반엔 매출 2000억 원, 종업원 3000여 명, 협력업체 10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호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성공신화의 대명사로 꼽혔지만 대기업 유통업체의 무차별 공습과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자금난이 겹치면서 2007년 다른 기업에 매각돼 '빅마트'는 잊혀진 이름이 됐다.

그렇지만 당시 하상용 대표가 보여줬던 지역과의 상생 정신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빅마트는 쇼핑봉투 유료화를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무등산공유화운동에 필요한 기금을 수시로 기증하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섰다. 겨울철 1만 포기 김장을 실시해 복지사각지대를 후원했으며, 장애인과 어르신들을 채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도 앞장섰다.

빅마트 매각협상 일화는 더 유명하다. 경쟁업체보다 100억 원 이상을 더 주겠다는 기업이 있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대신 '전 직원 고용승계', '협력업체 1000여 곳 3년간 납품 보장'이란 조건을 수락한 롯데슈퍼와 매각을 체결했다.

본문 이미지 -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 News1 김태성 기자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 News1 김태성 기자

그는 광주재능기부센터도 전국 최초로 설립해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섰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오직 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긴급지원을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하상용 대표는 "빅마트가 잘못되고 싹 정리한 다음에 제일 먼저 했던 게 재능기부센터다. 재능기부센터로 활동을 하면서 그럼 내가 뭘 하면서 우리사회에 봉사를 할 수 있을까 해서 시작한 것이 지역에 있는 창업자를 만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창업자를 만나기 시작해 10여 년 이렇게 활동을 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결국은 지역의 청년들이 떠나는 상황을 어떡하든 막아보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청년들에게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소한 돈이 없어서 창업을 못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예비창업 패키지로 기본적으로 1억 원을 지원한다. 사업 계획서를 보고 심사해 그냥 1억 원을 지원한다. 최소한 1억 원을 모아서 창업하려는 생각은 말라. 기부하는 것처럼 창업에 지원하는 엔젤투자자들은 광주에도 많다."

중장기 계획을 묻는 질문에 하 대표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일들을 더 열심히 하면서 살아보고 싶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반문에는 그냥 웃음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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