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지 45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오월 당사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에도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31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인터넷 뉴스와 논객의 망언 등으로 '폭동'과 '북한군 개입', '가짜 유공자 설'은 수년째 사실인 양 유포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답습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내 5·18 관련 뉴스의 댓글에도 왜곡·폄훼는 광주지역에 대한 비하와 함께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5월 단체와 지역 정치권 등은 수 십년째 5·18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 제정한 5·18 역사왜곡처벌법이 대표적이다. 허위 사실로 5·18을 왜곡·폄훼하는 사람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법으로 처벌받은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5·18 왜곡·폄훼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있음에도 가짜 뉴스가 계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잡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짜 뉴스의 양산지가 '온라인'이기 때문에 글을 쓰고 금방 지워버리면 증거를 잡을 수 없고,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감시할 인력조차 없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5·18 왜곡과 폄훼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 'AI 모니터링'이다.

5·18기념재단은 지난해 3월부터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 온라인 영상과 게시글, 댓글 확산 방지를 위해 디시인사이드와 일간베스트 등 주요 3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AI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악플 수집과 대응 서비스를 운영하는 AI 전문업체가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수집해 1차로 왜곡과 폄훼 여부를 판단하고 2차 추가 검증 과정을 거쳐 업로드된 해당 자료를 즉시 처리하는 방식이다.
AI 시스템의 주요 기능인 증거자료 자동 확보(캡처)와 자동신고처리 기능을 활용해 악성 게시물의 무분별한 확산을 실시간으로 방지할 수 있다. 해당 게시글이 속한 온라인 사이트에 삭제요청도 가능하다.
AI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2월 10일까지 5·18 관련 게시글과 댓글은 총 42만 7662건이 올라왔다. 이 중 왜곡·폄훼에 해당하는 게시글 2153건을 AI가 잡아냈다. 인력으로 하기 어려운 일을 AI가 대신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시행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실효적인 가짜뉴스 단속은 쉽지 않았다"며 "AI의 등장으로 5·18 왜곡·폄훼 차단 가능성이 커져 적극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
편집자주 ...4년 전 5·18 왜곡·폄훼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됐음에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가짜 뉴스는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상의 왜곡·폄훼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대응하는 사업을 1년째 진행 중이다. <뉴스1>은 재단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5·18 왜곡 문제와 AI의 효과, 한계를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