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10번째 봄, 달라진 게 없어…아직도 먹먹"

세월호 10주기 맞아 시민 분향소에 추모 행렬 이어져
참배자 "제대로 진상규명으로 안전 사회 만들어야"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1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하나 없네요.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계속 기억해야 사회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은 별이 된 304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노란 물결이 일었다.

세월호 상주모임이 마련한 분향소에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대형 노란색 리본 조형물과 노란색 바탕의 현수막에 희생자들의 사진이 내걸려 있었다.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의 모습과 안산 단원고 강당에 설치된 250개의 의자, 기억 교실의 모습이 담긴 액자 또한 노란색으로 장식했다.

곳곳에는 노란 리본 배지와 세월호 엽서 등이 전시됐고, 노란 물결을 본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분향소를 바라봤다.

그늘 하나 없이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에서도 시민들은 별이 된 이들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두 손으로 새하얀 국화꽃을 꼭 쥔 채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하거나 분향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슬픔에 잠긴 표정으로 한동안 고개를 떨군 채 생각에 잠긴 이들도 있었다.

꽃을 놓고 가던 대학생 김주연 씨(27)는 "또다시 10번째 봄이 찾아왔지만 변한 게 하나 없어 먹먹하다"며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당했던 사고였던 만큼 아직도 생생하게 그날의 기억이 난다"고 울상지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일이 없었다면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돼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었을 텐데 너무나 아쉽다"고 추모했다.

대구에서 광주로 여행 와 분향소를 찾았다는 박효미 씨(21·여)는 "꽃같이 가장 예쁠 나이에 별이 돼 져버렸다"며 "먼저 가버린 사람들의 억울함을 달래주고 싶어 찾았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올 때까지 항상 가슴 속에서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헌화를 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나흘 앞둔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헌화를 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낮 12시부터 운영을 시작한 분향소에는 2시간 만에 80여 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없애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기주 씨(44)는 "10년이나 지났지만 어느 누구도 세월호가 침몰한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제쯤 진상규명이 되는 것이냐"며 "가족들은 여전히 눈물로 밤을 지새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상규명이 없었기에 이태원 참사 등 비슷한 인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한 사회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원인과 잘못된 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등 일각에서 '추모가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꼬집은 이도 있었다.

박효미 씨(21·여)는 "실제로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 선체를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 자기 가족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며 "시민들이 계속해서 기억하고 추모해야 한다.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같이 동참해 달라진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향소는 참사 당일인 16일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승객 476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해 304명이 숨졌다. 그중 250명은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었다. 사고 발생 10주기를 맞지만 근본적인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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