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운 아내 용서했건만…계속된 불륜에 결국[사건의재구성]

내연남 3년간 만나며 돈까지 바친 아내…위치추적 앱 켰더니
술자리 들이닥친 남편, 격분해 흉기 휘둘러…法 "범행동기 참작"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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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제발 바람 안 피면 안 돼?"

A씨(48)는 우연히 아내 B씨의 내연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해 9월쯤 자신의 자택을 찾아온 내연남 C씨(44)와 마주치면서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아내의 카드 결제내역 등을 확인했고 여기에서 더 이상한 점을 찾았다.

아내의 카드 사용내역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수천만원의 결제내역이 남아있었고, 모르는 번호의 휴대전화도 개통돼 계속 요금이 나가고 있었던 것.

대화 끝에 아내는 C씨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모든 사실을 남편에게 실토했다.

택시기사와 승객으로 우연히 만났던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내연관계를 이어왔고, 아내는 C씨에게 금전적 지원까지 지속적으로 해왔었다.

B씨로부터 카드를 받은 C씨는 3년간 약 3200만원을 사용했고, 2020년 9월엔 차량구입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또 B씨의 명의로 개통된 휴대폰을 건네 받아 사용했고, 통신비와 소액결제대금 등은 본인이 아닌 B씨가 부담했다.

모든 걸 알게 된 A씨는 이혼 대신 다시 가정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길을 선택했다.

A씨는 "제발 내연남과 그만 만나라"며 아내를 여러 차례 설득했고, C씨에게 건네진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경찰서와 변호사 사무실 등을 찾아다니며 상담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가정 파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올해 6월3일쯤 운동을 잠깐 하겠다며 외출한 아내가 1시간 넘게 돌아오지 않자 아내의 휴대전화에 몰래 설치한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아내의 위치가 광주 북구의 한 공터에 장시간 머물러 있는 것을 확인한 A씨는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갔다.

오후 11시50분쯤 현장에 도착한 A씨는 아내와 C씨가 팔각정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목격했다. 남편에게 알리지 않고 내연관계를 다시 시작했던 아내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A씨는 C씨에게 "내가 남편이다. 왜 우리집에 찾아왔느냐"고 따졌고, C씨는 "그런 적 없다. 당신은 누구냐"며 반문했다.

격분한 A씨는 흉기로 C씨를 찌르기 시작했다.

A씨는 여러 차례 칼에 찔린 상태로 도망가는 C씨를 쫓아가며 총 11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승용차 1대를 사이에 두고 C씨와 대치하던 중 스스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C씨는 긴급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재판부에게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광주지방법원./뉴스1 DB

사건을 맡은 광주지법 제13형사부는 "범행의 경위와, 동기 공격 부위, 횟수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격했다"며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려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더라도 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죄질이 좋지 않고 죄책도 무겁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해자에게도 상당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인다"며 "피고인이 꾸준히 생업에 종사하며 가족들을 부양해왔고, 아내나 가족들에게는 별다른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행히 범행이 미수에 그쳐 사망이라는 극단적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고, 현재까지 피해자에게 후유장애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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