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회복' 기적의 도시 비결은? 빈집 리모델링에 '거액' 육아수당

[인터뷰] 강진원 강진군수, 주거‧관광‧4차산업혁명 초점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결단 필요"

강진원 강진군수가 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군 제공)2023.5.31/뉴스1
강진원 강진군수가 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강진군 제공)2023.5.31/뉴스1

(강진=뉴스1) 박영래 기자 = "지방소멸, 인구소멸을 막아보려는 지자체의 간절한 몸부림이죠. 미약하나마 출산율도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4월 말 기준 전남 강진군의 인구는 3만2000여명. 10년 전 4만명을 넘었던 인구는 그 사이 8000명이나 줄었다. 농어촌지역 고령화에 따른 인구 자연감소는 불가피한 현실이었다.

지난해 역시 고령화 등으로 인한 강진군의 사망자 숫자는 400명을 넘어서며 인구소멸, 지방소멸을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신생아 숫자가 100명 가까이 이른다는 측면에서 희망의 불씨는 살아있는 셈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2030세대, 침체된 지역 상권, 인력난에 허덕이는 농어촌은 강진군이 처한 힘겨운 현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강진군은 빈집 정비를 통한 도시민 유입, 관광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4차산업혁명과 연계한 청년층 유입을 통해 지방소멸이라는 높은 파도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그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강진원 강진군수를 1일 <뉴스1>이 만났다.

본문 이미지 - 강진원 강진군수&#40;왼쪽 세번째&#41;가 10일 세쌍둥이를 출산한 이동훈·김미나 부부와 영상통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강진원 강진군수(왼쪽 세번째)가 10일 세쌍둥이를 출산한 이동훈·김미나 부부와 영상통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강 군수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작업은 주거문제 해결과 일자리 확대,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육아지원에 포커스를 맞춰 추진하고 있다.

첫번째 작업은 빈집 정비를 통한 도시민 유치다.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리모델링을 통해 도시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빈집을 군에 임대하면 5년 임대시 5000만원을, 7년 임대시 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도시민들이 직접 빈집을 리모델링해 전입하면 최대 3000만원을 리모델링 비용으로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 하반기부터는 강진군으로 전입해 신규주택을 건립하면 3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읍면사무소를 통해 빈집 리모델링을 상시 접수중인데 5월 기준 30여채가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빈집 리모델링은 주택 내외부 개선을 물론 작은 정원과 텃밭도 조성해 시골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정서와 경험을 도시민들에게 제공한다.

강 군수는 "주거문제만 해결되면 일단 은퇴자들이 강진군으로 많이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주거문제 해결과 더불어 신경을 쓰는 부분은 바로 일자리 확충이다.

대형 제조공장이나 기업체를 유치해 일자리를 확충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찾은 건 바로 관광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확대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더불어 대형 이벤트를 줄지어 열어 관광객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개장한 '병영 불금불파'가 그 하나다. '불타는 금요일엔 불고기 파티'로 민선 8기 강진군이 새롭게 개발한 관광상품 중 하나다. 관광객 유입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탄불고기로 유명한 병영시장 일원에서 10월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펼쳐진다. 개장 첫날 3000여명이 찾으며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조선시대 전라도 병마절도사의 병영인 전라병영성이 자리한 병영면의 문화유산을 현재진행형으로 활용하고,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도 작용했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마량항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마량 놀토수산시장'도 주목받는 이벤트다. 신선한 횟감 등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놀토수산시장은 2015년 5월 첫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99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본문 이미지 - 강진 &#39;병영 불금불파&#39; 개장. ⓒ News1
강진 '병영 불금불파' 개장. ⓒ News1

강진읍내 오감통 야외공연장에서 매주 펼쳐지는 공연무대 역시 '음악도시 강진'의 브랜딩과 인지도 확산에 나서고 있다.

여느 소도시처럼 쇠락의 길을 걷다 은퇴가수와 무명가수들이 한명 한명 모여 공연을 하면서 점차 미국의 대표 음악도시로 거듭난 미국 미주리의 인구 1만명 브랜슨시가 모델이 됐다.

강 군수는 "마량 놀토통시장이나 오감통 공연, 불금불파 같은 이벤트나 대형 행사를 상시운영해 관광객을 유치하면 결국은 지역의 일자리 확대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청년층 인구 유입을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을 적극 활용하고 다양한 보육과 육아 지원책도 내놨다.

시공간 구분 없이 강진에 내려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군을 발굴하고 옛 성화대 캠퍼스를 매입해 미디어아트나 미술관, 가상현실 스튜디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청년층의 주택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기간 거주하면서 일 할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마련 중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마련을 위해 도입한 육아수당 제도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강진에서 태어난 아이 1명당 7세까지 매월 60만원씩 총 504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제도다. 지급액수와 기간 모두 그동안 지자체에서 도입한 관련 수당 중 최고 수준이다.

10년 뒤 강진군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강 군수는 "인구가 더이상 줄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로 전환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2025년 개통예정인 강진광주고속도로, 목포와 부산을 연결하는 남해안고속철도 등이 완공되면 강진의 접근성은 크게 개선된다.

강 군수는 "귀농귀촌 정책과 관광 일자리 확대, 4차산업혁명 확대를 통한 청년층 유입, 다양한 육아 지원정책을 꾸준히 하면 10년 후 인구는 줄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로 전화될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과 더불어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결단도 촉구했다.

강 군수는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나서 육아수당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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