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친부모 찾으려 창원 온 벨기에 입양인 "여전히 사랑합니다"

수십 년 대답 없는 가족 찾아 고국 땅 밟아온 산호·정술 씨
산호 "원망하지 않아요…보고 싶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기를"

본문 이미지 - 박산호 씨(왼쪽에서 두번째)와 박정술 씨(왼쪽에서 세번째)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전홍표 창원시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박산호 씨(왼쪽에서 두번째)와 박정술 씨(왼쪽에서 세번째)가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전홍표 창원시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언젠가 단 하루라도 당신을 품에 안을 수 있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찾기 위해 겪었던 고통에도 불구하고, 저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합니다.”

1970년대 초 보육시설인 마산 애리원에 남겨진 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됐던 박산호 씨(55)와 박정술 씨(58)가 친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경남 창원을 찾았다.

산호 씨는 1973년 2월 17일 마산 애리원 입구에서 발견됐으며, 그해 5월 벨기에로 입양됐다. 정술 씨는 5살까지 마산 애리원에서 지내다가 1971년 9월 벨기에로 입양됐다.

산호 씨는 26살이던 1996년부터 30여년간, 정술 씨는 39살이던 2005년부터 20여년간 각각 2~3년에 한 번씩 한국을 찾아 부모를 찾고 있다.

이날 창원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은 산호 씨와 정술 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족을 찾기 위한 간절한 마음을 전달했다.

산호 씨는 “당신을 전혀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보고 싶고, 언젠가 함께 만나고, 느끼고, 얘기하고, 껴안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 해도 이 여정과 희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술 씨는 “입양 과정에서 느꼈던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에도 불구하고, 창원과 마산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아주 특별한 의미로 남아 있다”며 “한국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우리 입양인들이 친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그런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더불어민주당 전홍표 창원시의원은 가족을 찾는 해외 입양인들을 조례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창원 출신 해외입양인 가족·뿌리 찾기 지원 조례’를 창원시에 요청한 상태다.

전 의원은 “입양이라는 이름으로 뿌리를 잃고 살아온 수많은 이들의 현실을 알리고, 지방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면 조례가 필요하다”며 “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산호 씨와 정술 씨의 입양 당시 모습(전홍표 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산호 씨와 정술 씨의 입양 당시 모습(전홍표 의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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