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뉴스1) 강미영 기자 = 최근 수산물 소비 침체와 생사료 가격 급등으로 경남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통영 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최근 굴 소비 감소와 거래 가격 하락으로 굴 채취를 중단하는 양식장이 늘고 있다.
올해 굴 생산 물량은 지난해보다 20% 늘었지만, 판매가는 한상자(10㎏) 기준 지난해 5만 7000원에서 올해 4만 1000원으로 내렸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소비까지 줄어든 탓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냉동 굴 7000톤을 수출했지만 아직까지 재고가 남아 있어 올해 주문 물량이 30%가량 줄었다.
보통 굴 경매는 6월까지 진행되지만 가격 폭락으로 일찌감치 채취를 중단하는 양식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처 팔지 못한 월하굴(입식 2년차 굴)은 햇굴 출하가 되는 10월 경매에 나가지만 소비자 선호가 크지 않아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바닷장어를 잡는 근해통발수협 또한 판매가 폭락으로 지난 1일부터 조업을 잠정 중단하고 오는 6월 15일까지 자율 휴어기를 갖고 있다.
늘어나는 어획량에 비해 소비는 줄면서 현재 쌓인 재고만 1000톤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까지 ㎏당 1만 5000원이었던 판매가는 지난해 9000원대로 내려갔고 현재 6000~9000원을 오가고 있다.
계속되는 소비 침체에 최근 근해통발수협 이사회는 바닷장어 재고를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근해통발수협 관계자는 "경영에는 타격이 있지만 수산물 유통기한과 가격 하락을 고려한 선택"이라며 "각종 수산물 행사와 홈쇼핑·인터넷, 해외 바이어 등을 통해 재고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럭과 참돔 등 어류양식장은 소비 침체와 더불어 생사룟값 폭등으로 시름이 깊어졌다.
생사료는 양식어류의 성장 촉진을 위한 사료로 주로 정어리와 고등어, 청어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생사료 어종의 어획량이 줄고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룟값이 폭증하면서 어민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사료 한 포대(20㎏)가 1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1만 7000원까지 올랐다"며 "생사료를 줄이면 어류 성장 속도가 줄고 상품성이 떨어져 어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생사료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어업인은 "다양한 수산물소비촉진 행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 기간에만 잠시 소비가 늘 뿐"이라며 "기후위기로 인한 어종 변화와 소비 침체로 어려워진 수산업계를 위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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