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재추진의 염원을 담다"…교황 방북 협상 비사

"교황청, 북한에 베트남이나 중국 수준의 종교개방 요구"
[신간]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본문 이미지 -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메디치미디어 제공)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메디치미디어 제공)

"소노 디스포니빌레(sono disponibile, 나는 갈 것이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8년 바티칸 부임을 앞둔 이백만 대사에게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 방북 성사'라는 미션을 줬다. 교황청도 '북한과의 창구를 주선해달라'는 은밀한 부탁을 했다. 몇 달 후 북한이 교황청 종교행사에 고위 외교관들을 보내왔다. 외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책은 불가능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프로젝트' 추진 비사(祕史)를 담고 있다.

교황청의 북한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고, 절박하고, 단호했다. 놀랍게도, 김정은도 관심을 보였는데, 이는 당시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평양은 교황청에 '중요한 신호'를 보냈다. 고위 외교관을 교황청 종교행사에 참석시켰고, 방북한 산에디지오 회장에게 산에지디오의 평양사무소 개설을 요청했다.

교황청 내부에서도 반대는 격렬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교황이기 이전에 선교사이며,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갈 수 없다가 아니라 사제가 없기 때문에 가야 한다"는 말로 방북 반대론을 정면 돌파했다.

교황은 "기존 관행과 의전을 모두 넘어서라"고 주문했다. 그러지 않으면 방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전략에는 '한국 정부와 한국 교회는 나서지 말게 하라'(한국 패싱), '평양교구장 서리 겸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의 평양 영접은 필요 없다'와 같은 놀라운 내용도 포함됐다.

바티칸은 북한 측에 가톨릭 공동체의 법적 지위 확보, 교황청이 인정한 신부의 미사 집전 허용, 가톨릭 신자의 자유로운 미사 참례, 모든 종교범 석방, 종교단체의 인도적 지원 허용 등을 5개 사항을 교황 방북의 요구 조건으로 제시했다.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에서의 '선교의 자유'를 확보하려 했던 것이다.

교황 방북은 '9부 능선'을 넘으며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한순간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2019년 트럼프-김정은의 북미정상회담이 이른바 '하노이 노 딜'(Hanoi No Deal)로 끝났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왜 다시 교황 방북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할까. 이 책은 그 답이 '트럼프 복귀'에 있다고 말한다. 교황 방북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은 모두 트럼프 1기에 이루어졌다. 또 한 번 정권을 잡은 트럼프가 다시 북한을 찾아야 교황이 북한에 갈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백만 전 대사는 이 책을 통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교황 방북 프로젝트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가 간절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교황 방북 성사를 위한 깊은 염원이자 귀중한 안내서다.

△ 나는 갈 것이다, 소노 디스포니빌레/ 이백만 글/ 메디치미디어 /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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