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피비갤러리가 6일부터 3월 15일까지 한 해의 시작을 여는 전시로 이영준 개인전 '오렌지 컨테이너'(Orange Container)를 개최한다. 관람객들에게 그가 만들어낸 회화적 경로 안에서 의도적으로 길을 잃으며 즐거운 방황을 경험하도록 초대한다.
전시명 '오렌지 컨테이너'는 감각적인 것을 상징하는 색 '오렌지'(Orange)와 '담다, 포함하다'를 의미하는 '컨테인'(Contain)에서 연상된 것이다. 작가는 지난 2~3년 간의 작업 과정 동안 실험해 온 방식들을 한 화면에 감각적으로 담아내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작업 방향성을 견고히 정립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적 공간을 경계 짓고 허물며 안과 밖을 오가는 운동성에 초점을 맞춘 신작을 선보인다. 이영준의 작업은 리드미컬한 핸드 프리 드로잉과 스텐실 패턴 드로잉을 통해 낙서(그래피티)를 연상시키는 즉흥성과 반복성을 보여준다. 이는 평면성, 재현, 시대적 관습 등 회화 매체에 따라붙는 규범을 해체하는 듯하다.

정방형 그리드는 균질함을 위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방으로 자유로운 방향 전환을 통한 화면 내 균형 탐구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이는 특정 시점이나 방향에 얽매여 재현하거나 레이어를 위한 레이어를 쌓는 것이 아닌, 대칭과 긴장, 어긋남 속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신지현 큐레이터는 이영준의 회화를 "평면 위에 정지된 이미지가 아닌 시간과 시선, 감각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유동하는 장"이라고 평했다.
이영준은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뮌헨 미술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디플롬 학위를 취득했다. 독일과 한국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독일 뮌헨시 문화부 작가지원, 독일 바이에른주 작가지원, 독일 예술기금재단 '노이스타르트 쿨투어'(NEUSTART KULTUR' 특별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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