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치료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더욱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양성자 이온이 면역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최초로 발견했다.
향후 코로나19 등 감염병 치료용 mRNA 백신의 효능·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장 연구진은 mRNA 백신의 세포 내 전달·분해를 제어하는 단백질 군을 찾아내고 그 작동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mRNA는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DNA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 리보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mRNA 기반 기술은 코로나19 백신 등 감염병 대응뿐 아니라 암 백신, 면역 및 유전자 치료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체내 전달 물질인 '지질나노입자' 개발로 mRNA 기술은 혁신적인 치료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치료용 RNA가 어떻게 작동·조절되는지 구체적인 작용이 밝혀지진 못했다. 일례로 코로나19 백신 주역인 'N1-메틸수도유리딘' 변형 염기는 mRNA 백신의 상용화를 이끌었지만, 핵심 원리는 불분명했다.
IBS 연구진은 mRNA를 제어하는 세포 내 인자를 찾아내고자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스크리닝(요소별 제거 기법)을 면밀하게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황산 헤파란'(HSPG) 분자가 mRNA를 감싼 지질나노입자와 결합해 세포로의 유입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양성자 이온 펌프인 'V형 ATP 가수분해효소'가 소포체 내부를 산성화시키고 지질나노입자가 양전하를 띄도록 해 소포체 막을 일시적으로 파열시킨다는 게 드러났다. 이 막이 깨지면서 mRNA는 세포질로 방출, 단백질로 발현하게 된다.
또 연구진은 리보핵산(RNA) 치료제의 억제 인자와 함께 외부 RNA의 침입을 경보하는 양성자 이온의 역할을 최초로 발견했다.
세포질 내 'TRIM25' 단백질이 mRNA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제거한다. 이 단백질은 바이러스 감염 등의 선천성 반응을 조절하는 RNA 결합 단백질이자 연결효소다. 소포체 막이 파열되면서 방출되는 양성자 이온에 의해 활성화된다.
TRIM25는 외인성(외부서 작용하는 원인) RNA을 표적해 결합한 뒤 다른 효소·보조 단백질과 함께 RNA를 빠르게 분해한다.
아울러 연구진은 mRNA를 결합·제거하는 TRIM25 단백질이 N1-메틸수도유리딘 변형 염기에는 그 결합력이 현저히 감소해 mRNA를 절단·분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김빛내리 단장은 "외부 침입자에 대항하는 세포의 방어 기전의 이해가 한층 높아져 RNA뿐 아니라 면역, 세포신호 분야에도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는 세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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