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신은빈 기자 = 정신아 카카오(035720) 대표가 포털 '다음' 분사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분사는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며 구성원들의 의사를 인사에 전부 반영하겠다고도 전했다.
정 대표는 26일 제주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제30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 분사 이후) 현재 매각 계획은 아예 없다"며 "좋은 회사를 만들자는 게 더 중점"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다음은 독립 서비스라는 점에서 카카오의 기존 분사 사례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신규 사업을 분사하거나 새로운 사업 성장 동력을 위해 분사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새로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위해 분사했던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다음은 포털 사업으로서 독립적인 사업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현재처럼 카카오 안에 있을 때는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독립 경영 구조와 자율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지금의 이용자 수를 더 늘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분사 이후 직원들의 인사 배치는 의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정 대표는 "지금 생각하는 절차는 (직원들) 의향을 묻고 이동하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말하면 모두 카카오 본사에 남고 싶다고 했을 때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에 오래 있던 직원들을 생각했을 때는 오히려 계속 함께 가고 싶은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에게 다음의 비전과 미래를 공유하고, 훌륭한 인력들이 모일 수 있도록 다음의 지속 성장성을 확보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회사가 포털 사업을 성장시킬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분사를 결정했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다음의 점유율은 2%대로,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카카오 내부에 다음이 있을 때 안아야 하는 여러 비용 부담을 분사를 통해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1년 정도로 기간을 잡고 노력한다면 분사 전보다 훨씬 사업 수익이 잘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크루유니언은 이날 주총이 열리기 전부터 끝난 이후까지 주총장 앞에서 다음 분사 중단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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