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IBM·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양자컴퓨터용 칩을 내놓으면서 '양자컴퓨팅' 상용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초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려면 15년~3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해 이들 기업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빅테크들은 기술적 진전을 이룬 양자 칩 기술을 잇달아 발표하며 양자컴 시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일 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AWS는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양자컴퓨팅센터와 공동 개발한 오셀롯을 공개했다. 오셀롯은 양자컴퓨팅의 가장 큰 난제인 '양자 오류'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토타입이다.
오셀롯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 실험에서 이름을 따온 '고양이 큐비트' 기술을 통해 양자 오류를 자체적으로 억제한다. 오스카 페인터 AWS 퀀텀 하드웨어 디렉터는 "오셀롯 아키텍처로 만들어진 양자 칩은 양자 오류 교정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 90%까지 줄일 것"이라며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등장을 최대 5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1970년대부터 양자컴퓨터 기술을 연구하며 2016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터 플랫폼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헤론 R2' 칩과 '키스킷' 소프트웨어 스택을 발표했다.
국내에선 연세대학교가 IBM 상용 양자컴퓨터 '퀀텀 시스템 원'을 최초로 도입하고 송도캠퍼스에 '퀀텀 콤플렉스'(양자 인프라·연구·개발 지원 개방형 플랫폼)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윌로' 칩을 공개했다. 구글에 따르면 윌로 칩은 큐비트를 많이 사용할수록 오류가 줄어드는 특성을 갖고 있어 양자 연산 규모를 확장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여준다.

MS는 지난달 19일 8큐비트 양자컴퓨팅 칩 '마요라나1'을 공개했다. 마요라나1은 기존 초전도체 방식이 아닌 '토폴로지 큐비트' 기술을 활용해 안정적인 양자 정보 처리를 목표로 한다. 손바닥 크기 하드웨어에 8개 큐비트로 구현한 마요라나1은 향후 100만 큐비트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큐비트는 0·1의 값을 동시에 띄어 비트보다 빠른 연산을 수행하지만, 문제는 큐비트 규모가 커질수록 오류율이 증가하는 데 있다. 큐비트를 구현하는 물질의 중첩 상태(양자 결맞음)가 미세한 온도 변화, 노이즈에도 쉽게 깨져서다.

빅테크 연구진은 이같은 양자 오류를 해결하고자 각자의 접근법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신약·신소재 개발 △기후 예측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양자컴퓨팅 시장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로 나뉜다. 구글·IBM은 하드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플랫폼 구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MS·AWS는 자사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클라우드 서비스에 양자컴퓨팅을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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