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국내 관련 기업의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가운데, 관세 영향에도 아랑곳 없이 견조한 미국 수요를 바탕으로 작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는 종목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주인공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K-뷰티 대표주자로 우뚝 선 에이피알(278470)이다. 증권가는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50% 성장해 2200억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액 시장예상평균치(컨센서스)는 2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1489억 원) 대비 50.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11억 원으로 48%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72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사업연도 기준으로는 11년 연속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27억 원으로 17.7%, 당기순이익은 1062억 원으로 30.2% 늘었다. 에이피알은 2년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익을 내기도 했다.
올해도 신기록 경신이 목표다. 에이피알은 성장세를 유지해 올해 '1조 매출 클럽'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올해 초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연 매출 목표로 1조 원(+39%), 영업이익은 1700억~1800억 원(39~47%)을 제시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수준(17~18%)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 시작이 될 1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가에서도 순조로운 출발을 예상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연간 목표액의 22.4%,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2.8%~24.2% 수준에 해당한다. 연초부터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적 성장 예상에 힘입어 주가도 우상향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올해 개장 첫날 종가는 5만 1100원이었지만 연간 실적이 가시화된 3월부터 빠르게 상승해 현재 7만 1000원 선에 안착했다. 전날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에이피알 종가는 7만 1700원이다. 연초 대비 40.31% 껑충 뛴 주가다.

증권가가 에이피알의 견조한 실적을 예상하는 배경으로는 주요 시장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꼽힌다.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이 미국발 관세 강화 움직임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에이피알은 탄탄한 현지 고정 수요층과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성장세가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K-뷰티 브랜드사 중 최근 해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1~2월 아마존 내 판매량이 견조한 가운데 3월 역시 아마존 빅 스프링 세일 효과로 판매 견조했다. 미국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확장 여력이 크며 연이은 히트 제품 출시로 아마존과 틱톡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중"이라고 말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화장품 사업의 성장이 우수하며 히트 제품의 아마존 판매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라며 "올해 해외 채널 중심의 성장이 예상되며 특히 글로벌 B2B와 미국, 일본 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판매량이 둔화할 것이라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화장품이 필수소비재라는 점과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에이피알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유럽·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의 유통망 확대 역시 향후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에이피알은 올해 들어 유럽 등지로의 수출길을 넓히고 있다. 에이피알은 2월 유럽 현지 유통사와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의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대량 공급 계약을 맺고 유럽 전역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영국을 비롯해 스페인, 핀란드 등 유럽 현지 유통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해 왔다. 올해는 동유럽, 북유럽에 거점을 둔 유통사와의 추가 계약 등을 늘려가며 판매처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거대 뷰티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 시장 내에서 입지 강화에도 몰두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뷰티 시장 규모는 672억 달러(98조 원)로 세계 2위 규모다.
에이피알은 올해 1월 중국 도우인 플랫폼에서 왕훙(중국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메디큐브 단독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화권 대표 시장이자 중국으로 가는 통로로 여겨지는 홍콩에서 메디큐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2024년의 호실적 바탕으로 2025년 실적 관련해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해외 매출 및 화장품-디바이스 시너지 발현에 최선을 다해 당사를 바라보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