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동네 세탁소가 줄어들면서 비대면 세탁 시장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일찍이 시장에 뛰어든 의식주컴퍼니(런드리고)와 워시스왓(세탁특공대)은 대규모 세탁 공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힘쓰는 모습이다.
다만 비대면 세탁 업계 선두 주자인 두 업체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은 숙제로 남았다. 두 업체는 비용 효율화를 필두로 올해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15일 각 사의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런드리고 운영사 의식주컴퍼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약 539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약 130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4배 넘게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약 230억 원을 기록했다.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21년 이래로 지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의식주컴퍼니는 모바일 중심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세탁 서비스인 '런드리고'와 호텔 세탁 등 기업 간 거래(B2B)에 집중해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비핵심사업인 '집꾸미기'와 '강서팩토리' 운영을 종료했다. 특히 집꾸미기의 경우 자본잠식에 빠지며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됐으나 사업 정리를 통해 부정적인 영향을 끊어냈다.
의식주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고 호텔 세탁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은 흐름을 통해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세탁특공대 운영사 워시스왓은 지난해 매출 약 333억 원을 기록해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3년 약 46억 원에서 지난해 약 12억 원으로 줄여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다.
워시스왓 측은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는 2억 원의 흑자를 기록해 실질적인 수익성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워시스왓은 올해 얼룩 집중 케어 및 명품 세탁·수선 등 고부가가치 상품군을 개발하고 신규 세탁 설비를 도입해 처리량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전자태그(RFID)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물류 정확도와 추적을 강화해 스마트팩토리의 운영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가 대규모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는 수거한 대량의 빨래를 자동화 공정을 거쳐 처리하는 곳으로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
의식주컴퍼니는 성수, 군포, 부산에 스마트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2022년부터 운영하던 군포 스마트팩토리에 본사와 세탁 연구개발 조직을 결합해 '런드리고 글로벌 캠퍼스'를 구축했다.
워시스왓 역시 2020년 3월 독산, 2021년 7월 양주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고 지난달에는 양주시 봉양동에 세 번째 스마트팩토리를 오픈했다.
업계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데,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대규모 인프라를 갖춘 비대면 세탁 업체가 새로 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더욱이 두 업체는 단순한 세탁에서 더 나아가 호텔 세탁, 프리미엄 수선 등으로 차별화에 나서며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의식주컴퍼니는 올해 1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세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누적 객실 1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3조 원 규모의 호텔 세탁 시장에서 선두 수준이다.
워시스왓은 복원·발색, 얼룩제거 등에 강점이 있는 전문가를 통해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한편 삼정KPMG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함한 국내 세탁 시장이 2026년까지 6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을 예상했다. 현재 13~14% 수준인 온라인 시장 규모는 2026년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삼정KPMG는 "모바일 앱을 통해 세탁물 수거부터 케어가 완료된 세탁물의 배달까지 편리하게 처리해 주는 비대면 온라인 세탁 플랫폼 업체들이 세탁 시장에 뛰어들며 온라인 침투율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동네 세탁소들은 지속해서 감소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전국 2만 9512개였던 세탁소는 10년 만인 지난해 1만 9739개로 1만 개가량 감소했다.
삼정KPMG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촉발된 세탁 서비스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다양한 세탁 연관 서비스로의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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