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출 절반 이상인데…관세폭탄에 대동·TYM 빨간불

상호관세로 가격 인상 카드 '만지작'…고심 빠진 업계
"미국 의존도 낮춰라"…더욱 중요해진 신시장 개척

농업 박람회에 참가한 대동·TYM(각 사 제공)
농업 박람회에 참가한 대동·TYM(각 사 제공)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농기계 업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암초를 만나면서 수출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현지 시장점유율을 수성·확대하기 위해 마진 포기를 감수하며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단행했었는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관세폭탄이 현실화 한다면 마진 확보를 위해 현지 판매 가격 인상까지 고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미국 동부 기준 9일 0시)부터 미국은 미국 외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한국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10%의 기본 관세는 지난 5일 0시부터 이미 발효됐고 국가별로 추가되는 관세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우리나라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를 비롯해 모든 미국 수출 제품이 상호관세의 영향을 받지만, 국내 농기계 업체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매출액의 50%를 넘어 더욱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으로 트랙터 등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 농기계 업체는 대동(000490), TYM(002900), LS엠트론 등이다. 특히 대동과 TYM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할 만큼 미국 의존도가 높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4156억 원 중 53%인 7522억 원이 북미 시장에서 발생했다.

대동의 북미 법인 매출액은 캐나다 법인 매출액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 시장 매출만 별도로 파악하기 어려우나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매출액이 북미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TYM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888억 원 중 56%인 4428억 원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즉, 수출 중심의 국내 농기계 업체 모두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으로 인해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문 이미지 -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둔 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일 0시 1분(미국 동부 현지시간)을 기해 약 60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발효한다. 앞서 지난 5일부터 미국의 모든 수입품을 대상으로 발효한 10% 기본관세에 이은 후속 조치로 국가별로 최대 50%까지 부과된다. 한국의 미국 수출품에는 25%의 관세가, 일본은 24%, 유럽연합(EU)은 20%의 관세가 책정됐다. 2025.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둔 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일 0시 1분(미국 동부 현지시간)을 기해 약 60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발효한다. 앞서 지난 5일부터 미국의 모든 수입품을 대상으로 발효한 10% 기본관세에 이은 후속 조치로 국가별로 최대 50%까지 부과된다. 한국의 미국 수출품에는 25%의 관세가, 일본은 24%, 유럽연합(EU)은 20%의 관세가 책정됐다. 2025.4.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할인 프로모션으로 영업이익 줄었는데…관세로 이중고

국내 농기계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감소한 중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펼쳤다. 이에 매출은 소폭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동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조 4128억 원, 영업이익은 74.8% 감소한 165억 원을 기록했다. TYM은 매출액 7888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80% 감소했다.

두 업체 모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과 해상 운임 증가를 지목한 바 있다.

업계는 영업이익률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25%의 상호관세가 적용되면 판매 이윤이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제품의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발효 전에 미리 보내 놓은 제품들은 기존 가격대로 판매하고 실제 관세가 부과된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점이나 인상률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모두 제품 가격의 인상이 미국 농기계 시장의 위축을 심화할 것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선두 업체인 구보다와 존디어의 가격 변동 움직임을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본문 이미지 - 대동 우크라이나 총판 계약 체결(대동 제공)
대동 우크라이나 총판 계약 체결(대동 제공)

수출 다각화 전략 더욱 중요해져…신시장 발굴 속도

농기계 업계는 미국 외의 국가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관세 리스크를 낮출 계획이다.

팬데믹 종료 이후 업계 공통으로 '높은 미국 의존도'가 실적 악화 원인으로 지목됐던 만큼 신규 시장 발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모두 최근 신규 시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던 터라 전체 전략 수정은 미미하다는 게 그나마 위안인 상황이다.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대동은 신규 시장으로 점찍은 유럽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세계 4위 농기계 시장인 튀르키예에서 로드쇼를 개최해 '카이오티' 브랜드를 알리거나 재건 사업에 나선 우크라이나에 3년간 300억 원 규모의 트랙터를 수출하는 등 신규 시장을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TYM도 지난해 11월 유럽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2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유럽법인을 중심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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