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호텔·리조트업계가 실버산업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5성급 호텔인 메이필드호텔과 리조트 1위 기업 대명소노그룹 등 다수의 기업들이 '시니어타운' 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기존 호텔이나 리조트 사업은 경기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실버 산업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며 쌓아 온 호스피탈리티(환대) 서비스에 대한 전문성도 시니어타운 사업에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업으로 진출하기도 한 대명소노그룹은 최근 실버산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시니어타운 설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조트업계 1위 기업으로서 쌓아 온 고객 관리 노하우가 대명소노에는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서울 강남구 일대가 대명소노그룹의 새 시니어타운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서울 강서권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인 메이필드호텔도 시니어타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이필드호텔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운영하던 '메이필드호텔스쿨' 부지를 활용해 시니어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호텔스쿨 부지가 있는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일대는 한적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조경으로 시니어타운에 최적화된 입지로 꼽힌다.
메이필드호텔은 시니어타운 브랜드로 '더해든'이라는 상표권까지 출원한 상태다. 호텔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시니어타운 조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명소노그룹과 메이필드호텔 외에 최근 면세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호텔신라와 호텔롯데 등도 시니어 사업에 참전했다.
호텔신라는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운영사업'을 추가하고 실버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도 시니어 레지던스 운영을 앞두고 있다.
특급호텔과 리조트 업계가 시니어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기존 영위하는 호텔·리조트 사업에 비해 경기의 영향이 적고, 경제력 있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산업 자체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고령화 시대에 맞춰 호스피탈리티 업계 내에서도 (실버산업이) 각광받는 사업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더욱다 성숙한 시니어 문화를 정착시키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호텔 이용은 단기간에 그치지만, 시니어타운은 수억 원 단위의 입주 보증금을 내고 1년 이상의 기간을 계약하고 입주하기 때문에 한층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 형태다.
도심의 시니어타운의 경우 업체마다 편차가 크지만 월 관리비와 생활비만도 최소 150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선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리조트들의 경우 호텔급의 서비스와 품격을 강조하는 만큼 해당 비용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러한 시니어타운 사업을 포함한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타운과 관련한 규제가 완화된 것도 호텔·리조트업계의 실버산업 진출을 촉진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4년 정부는 고령층의 노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방안에는 시니어타운을 설립할 때 토지나 건물을 의무적으로 소유해야 하는 규제를 개선해 서비스 전문사업자도 토지·건물 사용권을 기반으로 시니어타운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다른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사업은 경기의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반면 시니어타운 사업은 호텔들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으로, 정부의 시니어타운 확대 방침까지 맞물리며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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