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적신호인데 내수까지 '꽁꽁'…소매유통업 경기 전망 '한숨'

2분기 RBSI, 전분기比 2p 내린 75…4분기 연속 하락
"美 관세 폭탄에 내수 침체 장기화…추경 등 조치 시급"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4.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4.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폭탄으로 수출길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국내 소매시장 체감 경기마저 4분기 내리 하락했다. 내수시장 악화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전분기(77)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75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RBSI는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하락 중이다.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 고물가, 경기 하방 우려, 정치 불안 등 부정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체감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렸다는 게 대한상의 분석이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시장 부진 장기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통기업들은 올해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으로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64.0%, 복수 응답), 국내 정치 불확실성(39.2%), 운영비용 부담 증가(36.8%), 미국 통상정책(16.8%) 등을 꼽았다.

소비시장 회복 시점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응답 기업 절반인 49.8%가 내년 이후에나 소비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후인 2028년을 전망한 기업도 16.0%에 달해 상당수 기업이 소비 부진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도 한국유통학회 회장은 "미국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내수 침체도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며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파고가 연이어 오는 상황"이라며 추가경정예산 등 내수 진작 조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본문 이미지 - 대한상공회의소 2025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2025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대한상의 제공)

업태별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고 편의점은 유통업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백화점은 전분기(85) 대비 12p 하락한 73으로 전망됐다. 백화점의 핵심 부문인 명품이 경기 위축과 가격 인상 영향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데다, 패션 소비 흐름이 대기업 브랜드 중심에서 개성 넘치는 스몰 브랜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형마트도 전분기(85)에서 12p 빠진 73의 전망치를 기록하며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 신선식품을 둘러싸고 온라인쇼핑뿐만 아니라 슈퍼마켓과의 경쟁 심화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특정 대형마트의 경영 위기도 대형마트 업태 전체의 체감경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쇼핑(76)은 전분기(74)보다 전망치가 2p 오르며 큰 변동은 없었다. 다만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중국 이커머스의 국내 공세 강화는 경기기대감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슈퍼마켓(77)도 전분기보다 전망치가 1p 올라 비교적 선방했다. 외식 물가 상승과 1인 가구 증가로 '집밥' 수요가 늘고, 근거리 소비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슈퍼마켓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은 전분기보다 전망치가 2p 내린 71을 나타내 유통업 중 가장 낮았다. 날씨가 온화해지고 야외활동이 증가해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점포 수 증가에 따른 편의점 업체 간 경쟁 심화가 기대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대규모 할인 행사와 같은 단기적인 소비 진작책과 더불어 장기적인 경기침체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모델 혁신, 불황에 강한 상품 개발 등과 같은 기업의 대응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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