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지난 2월 한화에어로에 기존 보유한 한화오션(042660) 지분을 팔고 받은 금액 1조 3000억 원을 고스란히 재투입하는 구조다. 사실상 그룹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한화에어로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희생을 자처했다. 최근 불거진 승계 관련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 금액을 3조 6000억 원에서 2조 3000억 원으로 축소한다고 정정공시했다. 동시에 줄어든 1조 3000억 원을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 싱가포르 포함)가 참여하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조 30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달 안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는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해당 안이 확정된다면 한화에너지는 지난 2월 한화에어로에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고 받은 금액 1조 3000억 원을 모두 재투입하게 된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가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에 매각하고 받은 금액 1조 3000억 원을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았다.
현재 한화에너지의 지분 구조는 △김동관 부회장 50% △김동원 사장 25% △김동선 부사장 25%다. 한화에너지가 다시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한 지배구조다. 즉 한화에너지가 해당 자금을 ㈜한화 지분 추가 매수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하지만 이번 제3자 유상증자 참여 결정으로 해당 논란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화그룹은 승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지난달 김 회장은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했다. 삼형제가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1조 3000억 원의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투자재원 확보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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