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올해 주력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편안함과 특별함을 무기로 한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중국 가전업체의 저가·물량 공세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한층 진화한 인공지능(AI)과 중국 업체의 최대 약점인 보안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가전업계가 출시한 제품은 모두 AI 적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삼성·LG전자가 추구하는 AI 적용 방향은 다르지만 큰 틀에선 제품의 전원을 켜고 끄거나, 사용자의 사용 패턴 등을 활용해 추천 프로그램을 알려주는 기존의 수준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수고를 더는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AI가 없는 가전제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삼성전자는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통해 2025년형 AI 가전제품을 대거 공개했는데 '고객이 귀찮아하고 어려워하며 힘들어하는 일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 AI 비서 빅스비는 기존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 "빅스비, 내 스마트폰 찾아줘"라고 말하면 사용자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려 위치를 찾아준다. 가정 내에서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동분서주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AI 기능 고도화로 생활가전 제품 본연의 성능 역시 향상됐다. 삼성전자 신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RGB 카메라와 액체 인식 센서를 탑재해 불투명 액체뿐 아니라 투명 액체까지 모두 인식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 제품 사용에 있어서 편리함과 직결된 물통과 오수통 관리도 필요 없도록 자동 급배수 방식을 적용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비스포크 AI 제트 스틱 청소기는 기존의 마루, 카펫, 매트 등 바닥 타입 인식에 더해 구석과 벽면 등 공간 형태까지 추가로 인식, 최적의 세기로 흡입력을 조정하는 AI 모두 2.0을 지원한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는 냉장고에 탑재된 9형 스크린에서 일정과 날씨, 추천 식단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신선식품을 냉장고에 넣거나 뺄 때 자동으로 인식, 푸드 리스트를 만드는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AI 푸드 매니저를 통해 냉장고에 자주 보관하는 가공·포장 식품을 최대 50종까지 추가로 인식·등록할 수도 있다.

LG전자 역시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AI 가전에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상하이 전시회에서 AI로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등을 분석해 세탁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AI DD 모터 적용 세탁기부터 공간을 알아서 분석, 최적의 온도를 맞춰주는 에어컨, 고객의 사용 패턴을 파악해 온도 강약을 조절, 식재료를 최적의 온도로 보관하는 냉장고 등을 전시했다.
'LG 씽큐 온'과 집 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고객의 말과 행동, 환경을 감지하고 고객과 대화하며 연결된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고도화된 AI 기술이 적용된 가전제품 사용 장벽을 허물기 위한 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특허청과 '장애인 가전제품 사용 접근성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장애인 가전 사용 접근성 제고'를 주제로 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하는데 채택된 아이디어는 구매해 실제 제품과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특별한' 제품 역시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한 에어로캣타워를 출시했다. 반려묘용 좌석을 결합한 공기청정기다. 에어로캣타워의 반려묘용 좌석은 반려묘가 안정감을 느끼도록 돔 형태로 디자인됐다. 반려묘가 자리에 앉으면 저소음으로 운전하는 반려묘용 청정모드가 활성화되고 온열 기능으로 좌석을 따뜻하게 유지해 준다. 반려묘용 좌석은 체중 측정 기능도 갖췄다. 반려묘는 질병이나 스트레스에 민감해 체중 변화로 건강 이상 징후를 알 수 있다. 반려묘의 현재 체중과 1주일, 1개월, 1년 단위로 체중 변화 추이를 LG 씽큐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분야와 접목,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역시 대한민국 K 가전이 주목하는 방향이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아트 TV와 예술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아트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아트 TV '더 프레임'은 전원이 꺼져 있을 때도 그림과 사진 등의 예술 작품을 보여주는 아트 모드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 아트 스토어는 삼성 TV 전용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인데 현재 전 세계의 유명 미술과와 예술가의 작품 약 3000점을 4K 화질로 제공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날까지 홍콩에서 열린 '아트 바젤 홍콩'에서 더 프레임, 마이크로 LED, Neo QLED 등의 프리미엄 제품을 전시, 작품 감상에 최적화된 '아트 TV' 경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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