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귀찮아하고,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일을 해결합니다"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대거 선보이는 인공지능(AI) 가전 '비스포크 AI' 신제품을 관통하는 철학이다. AI를 통해 고객의 일상이 바뀌는 것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보안 혁신, 스크린 적용 확대, 음성비서 '빅스비' 진화 등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개최하고 2025년형 AI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Easy to Use) △사용자를 돌보며(Care)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Saving) AI 가전의 비전을 제시했다.
사용자의 AI 가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제품군을 기존 패밀리허브 냉장고, 세탁건조기뿐 아니라 일반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오븐까지 대폭 확대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은 와이파이, 직비(Zigbee), 매터 스레드(Matter Thread)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해 별도의 허브 없이도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조작할 수 있다.
또 고도화된 음성비서 '빅스비'에 대화형 AI를 적용, 앞뒤 문맥과 분위기를 파악해 음성으로 가전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도 구분해 인식할 수 있어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빅스비, 내 일정 알려줘"라고 말하면 일정을 불러와 보여주고, "빅스비, 내 폰 찾아줘"라고 말하면 벨소리를 울려 위치도 알려준다.
일정 시간 가족의 일상 활동이 감지되지 않거나 빈집에 가전제품의 사용이 감지되는 경우 사용자에게 즉시 알람을 보내고, 로봇청소기를 통해 원격으로 집 안을 둘러볼 수 있는 '홈 모니터링' 기능 등 가족과 집을 돌보는 다양한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AI 확산에 비례해 늘어난 고객의 개인정보보호 수요에 대응해 보안 설루션도 대폭 강화했다. 올해는 패밀리허브에만 지원됐던 '녹스 매트릭스'를 와이파이가 탑재된 모든 가전기기에 도입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인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가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또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로 보관하는 '녹스 볼트'를 올해 스크린 탑재 가전, 로봇청소기 등 가전기기에 최초로 적용하고, 양자컴퓨팅의 공격에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 기술도 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인증 기업 UL 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업계 최초·최다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 지난달 출시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도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하는 등 향후 출시될 제품에도 순차적으로 보안 인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미래에도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우리 삶을 바꾸는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해 세상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다른 임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문 팀장은 기능 추가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해 "일부 가격이 상승하는 부분이 있지만 지속해서 부품 표준화·공용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5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겸 DA사업부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며 생긴 생활가전 리더십 공백에 대해 "이전부터 구체적으로 사업추진 방향을 세웠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가전사업부 임직원이 혁신에 매진하고 있고, 이런 결과들이 사업 성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택 한국총괄(부사장)은 지난해 중국 '로보락'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한 로봇청소기 시장과 관련해 "물론 올해는 1등 해야 한다"며 "(중국 제품에) 청소 성능이 절대 뒤지지 않고, 가장 중요한 게 보안이다.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태환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과 미국 관세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AI 가전 비중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어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관세는 다양한 공급망을 준비하고 있어 변화하는 관세 정책에 적기 대응할 수 있고, 크게 변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up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