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위스키에 투자한 새한창투, 개 치매약 개발에 통 큰 지원…왜?

[펫피플]반려견 키우는 박연채 새한창업투자 대표

본문 이미지 - 박연채 새한창업투자 대표와 반려견 ⓒ 뉴스1
박연채 새한창업투자 대표와 반려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새한창업투자는 1989년 설립된 창업투자사다. 설립 이후 크래프톤, 쿠팡, 배민 등 회사들을 키워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엔터테인먼트사인 더블랙레이블, 김태호 PD가 만든 테오와 국내 최초 싱글몰트 증류소인 '기원 위스키 증류소'까지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될성부른 나무를 떡잎부터 알아보는 새한창업투자가 최근 반려동물 스타트업 카이저바이오(대표 이상래)에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거액인 20억 원이다. 카이저바이오는 현재 반려동물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일명 치매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곳에 투자를 결정한 인사는 지난해 4월부터 새한창투를 이끌고 있는 박연채 대표. 알고 보니 박 대표는 14세 포메라니안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애견인이었다. 그가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 궁금했다.

본문 이미지 - 박연채 새한창업투자 대표가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제2회 IR 데이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번 IR데이는 유망한 반려동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4.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박연채 새한창업투자 대표가 1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제2회 IR 데이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번 IR데이는 유망한 반려동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및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4.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반려동물 바이오산업 분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입니다. 그동안 반려동물 산업 육성 협의회 IR데이에 참여하면서 많은 기업들을 봤습니다. 처음엔 동물을 위한 신약 개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질병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이저바이오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박연채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반려동물 업계는 많이 나뉘어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실 반려동물 분야는 소상공인도 많고 규모가 작아서 사업을 크게 키우기가 쉽지 않다. 기존에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상당수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박 대표도 반려동물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카이저바이오는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신약은 복합적 치매인자 제거 기능이 있다. 기존 신약은 하나의 치료제로 단일 위험인자를 없앤다. 반면 카이오저바이오 신약은 하나의 치료제로 금속 이온, 아밀로이드, 활성산소종 등 4~5개의 치매 위험인자들을 조절 및 제거한다. 신약 후보물질인 KBN-시리즈는 저독성으로 신경보호,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 등 기능을 갖췄다.

카이저바이오는 오는 2026년까지 인지기능장애증후군 환견 대상 임상시험을 통한 동물용의약품 인허가 추진을 하고 있다. 동물약품 개발 이후에는 사람 치료제 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은 박연채 대표의 눈에 들었다.

박 대표는 "카이저바이오가 개발하는 의약품은 멀티 타깃이고, 저독성에 효과가 좋게 나왔다"며 "사람을 위한 신약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 보였고, 무엇보다 수의사면서 아주대 의대 교수인 이상래 대표가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사람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물 의약품 개발이 수월한 편이고 잘 되면 약값도 낮아질 수 있다"며 "동물한테 나타나는 효과를 보면 다음에 사람의 비만, 뇌전증 등 치료에도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동물용의약품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으로는 반려견의 영향도 있다.

그는 "반려견이 올해 14살인데 새벽 2시에 밥 달라고 하고 4시에 침대로 올 만큼 나를 굉장히 좋아한다"며 "그런데 늦은 시간에 자꾸 움직이니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건 아닌지 살짝 걱정스럽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강남구 새한창업투자 사무실에 전시된 기원 위스키. 새한창투는 기원 위스키 증류소에 투자했다. ⓒ 뉴스1
서울 강남구 새한창업투자 사무실에 전시된 기원 위스키. 새한창투는 기원 위스키 증류소에 투자했다. ⓒ 뉴스1

박연채 대표는 새한창투가 투자한 국내 최초 제조 싱글몰트 위스키와 카이저바이오가 개발 중인 신약을 비교하며 한국에서 개발한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위스키의 본고장은 스코틀랜드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만든다"며 "위스키를 몇 십 년 동안 제대로 숙성시키려면 오크통과 날씨가 중요한데 국내 환경에 맞춰 제조하고 있다. 정부가 위스키에 붙는 세금을 낮춰준다면 전 세계에 날개 돋친 듯 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이 K-위스키, K-팜(pharm) 이름을 내걸고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투자 뿐 아니라 정책 지원이 더해졌으면 좋겠다"며 "반려동물 치매약을 잘 개발해 동물에서 사람까지 가고, 나아가 글로벌로 수출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펫피플]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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