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동현 김민석 한재준 기자 =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4일 한국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난다. 올트먼 CEO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밝혀 양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올트먼 CEO는 4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AI서비스 개발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AI 협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두 사람의 공개 만남은 지난해 6월 최 회장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재계는 중국판 챗GPT로 불리는 '딥시크'가 등장한 시점에 두 AI 거물의 회동이 성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올트먼 CEO는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생성형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설 구상을 밝혀 양사의 'AI 협력 강화' 메시지가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올트먼 CEO는 생성형 AI의 개발과 이용에 불가결한 반도체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데이터 센터에 자사 설계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오픈AI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빅테크는 대부분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엔비디아 AI 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경영진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회동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방한 때도 당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장이던 경계현 사장과 만난 바 있다.
당시 두 사람은 AI 가속기에 필요한 HBM 공급은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방한 기간 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와 삼성전자 경영진이 파운드리 협력을 논의할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주요 빅테크들이 대만 파운드리 TSMC의 선단 공정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오픈AI가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 빅테크들은 첨단 칩에 2나노 공정 채택을 추진 중인데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올해 2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트먼은 이 밖에도 한국 스타트업 개발자 100여 명과 만나 비공개 기술 워크숍도 가질 예정이다.
올트먼의 이번 방한·방일은 투자 유치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기간 중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최대 250억 달러(약 36조 800억 원)를 투자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1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경우 기존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MS)를 넘어 오픈AI의 최대 단일 투자자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