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가 새 먹을거리로 '로봇'을 점찍었다. 5년여간 애지중지하며 능력을 키우던 집사 로봇을 올해 드디어 시장에 내놓고,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로봇 사업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집사 로봇 '볼리'를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 2020년 CES에서 처음 공개한 이후 5년 만이다.
볼리는 이르면 오는 5월 한국과 미국에서 출시된다. 가격은 미정이다.
두 바퀴 달린 노란 공 모양의 볼리는 카메라·스피커·프로젝터를 내장한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가정용 로봇이다.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전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하고 지시를 수행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돕는 집사 역할을 한다.
예컨대 주인이 잠자리에 들기 전 볼리에게 사용하지 않는 가전 전원을 꺼달라고 주문하면 이를 이행한다. 초인종이 울리면 프로젝터를 통해 사용자에게 누가 왔는지 보여준다.
볼리는 사실상 삼성전자 로봇 사업의 첫걸음이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로드맵도 그리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부회장)은 "앞으로 제조·물류·주방용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기술이 축적되면 휴머노이드(로봇)까지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 부회장은 이어 "기술 발전이라는 게 어제·오늘·내일 다 다르기 때문에 빨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다양한 로봇 개발을)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목표는 휴머노이드다. 휴머노이드는 미래 지능형 로봇 기술의 총집합체이기 때문이다.
기반도 닦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만든 카이스트 연구진이 2011년 세운 회사다. 협동로봇이나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 등 로봇에 들어가는 모든 시스템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한 부회장 직속으로 신설된 미래로봇추진단도 휴머노이드를 바라본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 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이다.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창업한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이며 삼성전자 로봇 연구 부서들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합류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AI와 소프트웨어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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