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23일 최대주주 영풍(000670)(지분율 25.42%)의 의결권을 제한한 채 임시 주주총회를 속행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영풍 측에서 주총 연기를 요청했지만, 영풍 측은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의결권도 없다"며 "(주총) 연기 요청은 철회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 측은 "호주 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의 보통주 10.33%를 취득, 영풍이 보유한 당사의 주식에 대해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인 SMC는 임시주총 하루 전인 22일 영풍정밀과 최윤범 회장 및 일가족(최창규·최창근·최정운·유증근)으로부터 영풍 주식 19만226주(10.33%)를 575억 원에 장외 매수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고려아연의 지배구조에는 '상호순환 출자 고리'가 생겨났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두 회사가 10%를 초과해 서로의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각 회사가 상대방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MBK·영풍 측에선 "강도를 맞은 기분"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주주총회를 연기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임시주총 연기 여부를 표결하려 했으나, 영풍 측의 의결권은 이미 제한돼 주총 연기 요청도 효력이 없다고 보고 철회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및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심의·표결한다. 최 회장 측은 이사 후보 7인을, MBK·영풍 측은 이사 후보 14인을 내세웠으며, 집중투표제가 가결되더라도 이번 이사 선임은 단순 투표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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