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발광다이오드) 소자를 촘촘히 이어붙여 만드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5년 뒤 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마이크로LED 매출 규모가 2022년 1억300만달러에서 2026년에는 10억3400만달러(약 1조2194억원)로 4년 만에 10배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自發光)·자발색(自發色) 디스플레이다.
기존의 디스플레이들과는 다르게, 각 RGB(Red, Green, Blue)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기 때문에 실제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색상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긴 수명과 번인(Burn-in) 걱정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DSCC는 마이크로LED가 TV나 AR·VR 영역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에도 확대 채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지금은 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웨어러블 기기의 디스플레이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자리를 마이크로LED가 대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마이크로LED는 OLED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라 얇은 두께 구현이 가능한데다가, LED 칩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기에 크기나 형태에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AR·VR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AR·VR 기기의 디스플레이는 높은 픽셀 밀도를 달성하기 위해 일체형의 모놀리식(monolithic)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마이크로LED는 백라이트 없이도 고휘도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더욱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들은 마이크로LED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안경 시제품을 내놓기도 했다고 DSCC는 설명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다른 디스플레이보다 뛰어난 효율성과 성능을 갖췄지만, 높은 제조비용은 시장 확장의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 110형의 경우, 출고가가 1억7000만원으로 책정되기도 했다.
DSCC는 "비용 문제로 인해 마이크로LED TV의 해상도는 당분간 4K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이크로LED TV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마이크로LED 시장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가 '더 월'(The Wall)을 선보인 이후 상업용·가정용을 가리지 않고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마이크로LED TV 110형 외에도 99형과 88형 등 100형 이하 크기의 제품들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더 월'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블록처럼 이어붙일 수 있는 마이크로LED 사이니지 'LG MAGNIT'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sesang22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