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깊어지는 불황에 손톱(네일)을 스스로 꾸미는 여성들이 늘어나 네일숍들이 울상이다. 그동안 옷차림이 간소해지는 여름이면 성수기를 누렸지만 점점 진화하는 '셀프네일아트' 트렌드에 밀려 수익이 예전만 못해서다.
26일 뷰티·유통 업계에 따르면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직접 손톱을 꾸밀수 있게 하는 제품들이 눈에 띄게 잘 팔리고 있다. 헬스&뷰티숍 올리브영에 의뢰한 자료를 보면 셀프네일 제품 매출이 6월 1일~23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온라인몰 롯데닷컴에서도 최근 5월 23부터 6월 22일까지 한 달 간 셀프네일 제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2% 올랐다. 그 전해 역시 2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에서의 최근 3년 상반기(1월 1일~6월 22일) 셀프네일 제품군 매출 신장률도 2015년, 2016년 각각 15%, 21% 올라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은주 11번가 뷰티담당 MD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평균 3~5만원이 드는 네일숍을 찾기보다는 네일셀프 제품을 구매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직접 꾸미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전문가가 아니어도 약간의 손재주가 있으면 전문가 수준의 네일아트를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 네일숍을 이용하면 기본요금 1만5000~2만원에 젤네일‧프렌치‧그라데이션 등을 추가하면 5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불황에 체감 가격이 계속 높아지면서 '셀프케어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불황에는 빨간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젠 화려한 네일아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일부 여성들이 간소한 여름 패션 속에서 포인트를 주기 위해 시작한 네일아트가 이젠 대중적 메이크업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립스틱효과'는 1930년대 미국의 대공항 시기에 생긴 용어로 심각한 불황이 닥치면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이목을 끌 수 있는 붉은 립스틱이 잘 팔리는 현상을 뜻한다.
뷰티 기업들도 셀프케어족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실용성과 자기만족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셀프네일아트 종류 중에선 2주 이상 유지되는 '젤네일'이 2년 전부터 유행했는데 올해엔 간편하게 '붙이는 젤네일'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영 PB브랜드 웨이크메이크는 '네일건' 35종을 출시했다. 네일건은 화려한 펄감의 '네일건 글리터' 우수한 광택의 '네일건 컬러' 건강한 손톱으로 가꿔주는 '네일건 케어' 3종으로 구성됐다.
네일 전문 브랜드 데싱디바는 붙이는 1초 젤네일 '매직프레스' 100만개 돌파를 기념해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 제품은 아시아 여성의 손톱사이즈를 반영한 총 30피스 중 내 손톱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편집숍 아리따움이 4년 전 출시한 '모디 네일'은 셀프네일 트렌드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아리따움은 2014년 LED 램프와 젤필오프패치·베이스젤· 탑젤·젤 클렌저·젤 리무버 등 총 6종의 도구와 14가지 컬러젤로 구성된 '모디 젤 네일'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엔 니트네일스티커와 유리조각스티커를 출시하는 등 셀프네일 시장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모디네일 라인이 폭발적인 성장을 계속 이어간 것은 아니지만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면서 셀프네일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아리따움은 최근 나만의 네일아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네일 핏' 서비스를 오픈했다. 네일 핏은 500개 디자인에 마음에 드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고 촬영한 이미지로도 프린팅할 수 있다. 기계에 손가락을 넣고 원하는 디자인이 프린트되어 나오는 시간은 약 20초 내외다.
네일 핏 서비스는 아리따움 강남 플래그쉽스토어와 신촌연세점에서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아리따움 관계자는 "젤네일 구매 고객분께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유료료 전환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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