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쿠팡의 자체브랜드(PB) 전문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지난해 전년 대비 16% 신장한 1조 9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2020년 설립 이후 성장세를 지속했다. 씨피엘비의 중소기업 파트너사들의 매출 신장률은 20%로 집계돼 동반 성장 효과도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씨피엘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지난해 1조 9014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298억 원으로 1년 새 13.5%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6.8%로 전년 대비 0.1%포인트(p) 소폭 하락했다.
씨피엘비는 올해까지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023년 영업이익(1143억 원)이 전년(722억 원) 대비 58%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업이익 성장률은 다소 주춤했다. 경기침체와 소비 둔화 속에 가성비 상품을 확대, 높은 원가 부담을 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씨피엘비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87.1%로 전년(86.6%)보다 높아졌다. 2022년 74.6%와 비교해 2년 만에 13%p 가까이 오른 것이다. 자체 PB상품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확대되고 소비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진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만두나 즉석밥 등 주요 인기 구매 식료품은 일반 대기업 제조상품(NB)보다 30~40% 이상 싸게 판매하거나 물가를 역주행한 상품도 많다"며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 영향으로 원가가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피엘비 매출 비중은 쿠팡Inc 전체 매출(41조 2901억 원)의 4.6%로 전년(5.1%)보다 0.5%p 하락했다. 이는 국내외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마트·롯데마트 매출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에 이르며, 미국 코스트코(33.5%), 트레이더조(59.4%), 독일 알디(90%) 등 해외 유통체인은 훨씬 더 높다.
씨피엘비의 지속적인 성장에 PB상품을 제조하는 중소제조사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씨피엘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30곳으로 집계된 중소 제조사들의 지난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20%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CPLB 매출 성장률(16%)을 앞지른 수치다.
CPLB 파트너사의 90%는 중소 제조사들로 경상도, 전라도 등 비서울 지역에 80% 포진되어 있으며, 이들의 고용인원은 2만 7000명으로 한해 동안 4000명이 증가했다.
쿠팡은 "2024년엔 중소 제조사가 100곳 늘어날 때 고용인원이 3000명 늘어난 반면, 최근 1년 간은 신규 업체 수(80곳) 대비 고용 인원이 4000명 늘었다"고 말했다.
씨피엘비 관계자는 "CPLB와 함께하는 중소 제조사들이 성장할수록 고용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씨피엘비의 PB상품들은 전국 30개 지역,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바탕으로 전국 182개 시군구(전국 270곳)에 로켓배송을 하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3조원을 투자, 전국 9개 대형 물류센터를 신규 구축하면서 쿠세권이 전라도·경상도·제주도 등으로 확대됐고 중소업체 판로도 덩달아 확대됐다.
특히 쿠팡의 활성고객은 1년간 2100만명에서 228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중소업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엘르 파리스'의 스킨케어 라인을 론칭하는 등 뷰티 PB 사업도 강화하면서 유통 비용 절감과 대규모 직매입을 통해 가성비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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