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슈퍼 주총 위크'를 앞두고 국내 식품업계의 새로운 사외이사들 면모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CJ그룹 계열사들은 전직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롯데계열 식품업체들은 외부 기업 인사를 적극 선임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오는 25~27일 주주총회를 대거 앞두고 있다. 이와함께 주요 주총 안건으로 신규 사외이사 선임도 올라왔다.
CJ제일제당(097950)은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식품업계 주무부처 장관이 기업의 사외이사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CJ프레시웨이(051500) 신규 사외이사 후보 명단에도 안일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안 전 차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경제수석 비서관, 주OECD 대사 등을 역임했다.
그룹사인 CJ(001040)지주 역시 사외이사로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와 문희철 전 국세청 차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은 총재는 공직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임명하고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반면 롯데웰푸드(280360)는 김도식 현대자동차 자문역과 손은경 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장(부사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김 자문역은 현대차에서 인도법인 대외협력 담당을 지냈고, 손 전 본부장은 비비고를 스포츠·문화와 연계한 마케팅을 선보인 바 있어 향후 롯데웰푸드의 주력 사업 방향이 읽힌다.
롯데칠성음료(005300)는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박찬주 DKSH 퍼포먼스머터리얼코리아 대표이사를 올렸다. 박 대표는 CJ제일제당에서 식품사업부 상무와 베트남 법인 CEO를 지냈다.

리스크 관리 목적의 사외 이사 이름도 돋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김인숙 인성회계법인 회계사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는데, 김 회계사는 금융감독원에서 22년간 근무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유재철 법무법인 광장 조세관세그룹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유 고문은 국세청에서 이른바 '저승사자'로도 불리는 조사 4국 국장을 지낸 인사다.

이 밖에도 농심(004370)은 이희환 전 한영회계법인 부대표를, 해태제과식품(101530)은 박성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오뚜기(007310)는 장기건 퀄컴 수석부사장을 각각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회사 외부의 이사회 멤버로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방지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역할이다. 내부 감시 외에도 회사에 전문가로서 자문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관련 정부 정책에 대응하고,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