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뷰티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직잭 뷰티 페스타', 디자이너 브랜드를 집중 조명하는 '화요 쇼룸', SPA 브랜드를 모아 할인 판매하는 '스파위크', 특정 카테고리 부스팅을 위한 '이너웨어 페스타'까지.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의 대표 콘텐츠(기획전)다. 이들 콘텐츠는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니다. 수많은 입점 브랜드의 장점을 꼽아내 콘텐츠화하고 이를 실질적인 클릭율과 구매율로 전환해야 한다.
지그재그에서는 이 업무를 진행하는 팀이 바로 커머셜콘텐츠팀이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소재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 본사에서 조은비 지그재그 커머셜콘텐츠팀 팀장을 만났다.
조 팀장은 지그재그의 전사 프로모션(전사 차원에서 모든 카테고리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통합 프로모션)을 제외한 앱 내 모든 배너와 기획전 콘텐츠를 제작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제작한 콘텐츠만 3400건에 달한다.
조 팀장은 "화보, 영상 기획 등이 포함된 비주얼 콘텐츠와 소호 패션, 브랜드 패션, 헬스앤뷰티, 리빙 카테고리의 대형 프로모션을 담당 중"이라며 "앱 내 콘텐츠가 일관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카피라이팅 가이드를 관리하고 마케팅 업무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팀장은 커머셜콘텐츠팀이 모션 디자인과 3D 작업, 감도 높은 촬영물을 통해 브랜드의 키비주얼을 제시하는 것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보기 좋은 콘텐츠를 발행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거래액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기획전 오픈 후 데일리로 성과를 확인한다"며 "배너 클릭율이나 기획전 내 상품 클릭율이 기대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 그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즉 배너 클릭 전환, 상품 클릭 전환, 상품의 구매 전환까지 기획전을 통해 거래액에 영향을 주는 모든 부분에서 전환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조 팀장은 "정성적일 수 있는 콘텐츠를 다루는 팀임에도 거래액 달성이라는 전사 목표에 벗어나지 않는 성과지향적이라는 점이 우리 팀만의 차별점"이라며 "기획전이 콘텐츠 비주얼적으로도, 실제 거래액 지표상으로도 좋게 나오도록 이끈다"고 자부했다.

단독 입점·발매 등 지그재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혜택을 발빠르게 선보이는 콘텐츠 '쇼케이스'가 조 팀장의 대표적인 성과다.
조 팀장은 "쇼케이스로 발생한 매출이 해당 기간 브랜드 전체 매출의 8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쇼케이스가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며 "쇼케이스 참여 브랜드 중 일부는 거래액이 직전 대비 약 1700%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새로 촬영한 콘텐츠로 섬네일을 변경하면서 상품 클릭율도 2.91%에서 9%로 끌어올렸다.
최근 가습기로 유명한 소형가전 브랜드 오아의 쇼케이스를 론칭했는데 콘텐츠 측면에서 주력해 보여준 '물결 고데기'가 품절 현상을 빚기도 했다.
쇼케이스는 브랜드사의 매출 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브랜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지그재그 대표 기획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3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정해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집중 조명하는 '화요쇼룸'에서도 조 팀장의 안목은 빛을 발했다.
지난해 53개 브랜드가 화요쇼룸에 참여했는데 직전 주 대비 평균 560%의 거래액 상승세를 이어간 것. 6700% 이상의 거래액 상승률을 기록한 브랜드도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디자이너 브랜드도 지그재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 더 많은 브랜드가 지그재그로 입점하는 계기가 됐다.

조 팀장은 어쩌면 '본투비' 콘텐터일 수도 있다. 조 팀장은 대학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했으나 학부 시절 교수님 평가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조 팀장은 "교수님들이 제가 했던 작업들에 대해 상업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주셨다"며 "교수님의 예쁨을 받는 편은 아니었지만 저는 그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관객보다 고객이 좋았고 예술가가 되기보다 장사를 해 보고 싶었다"며 "어떤 대상을 갖고 싶고 사고 싶게 만드는 것도 예술이라 생각해 '예술이 돈이 된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조 팀장은 옷을 다룰 수 있는 VMD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고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브랜딩 에이전시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이에 입점 셀러들의 입장을 잘 알고 그들의 성장을 같이 고민한다.
조 팀장은 "당초 지그재그 초창기부터 헤비유저였는데 실제 입사한 뒤부터 지금까지 제 기대를 충족해 가면서 즐겁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며 "월급의 대다수를 회사에 환원하면서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