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또 수장 교체…빨라지는 정용진의 신세계 '혁신 드라이브'

기습 인사 통해 신세계건설 이어 SSG닷컴·지마켓 대표 교체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영입 등 e커머스 역량 강화 중점

정용진 신세계 회장. 2023.12.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정용진 신세계 회장. 2023.12.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의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신세계건설(034300) 대표이사를 경질한 데 이어 이번에는 SSG닷컴과 지마켓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예정에 없던 기습 인사로 정 회장의 경영 쇄신을 위한 강한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리더십 변화를 통해 그룹 내 e커머스 사업이 재도약할 기틀을 마련, 새 성장 동력을 만들어 유통시장 내 선도자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로도 읽혀진다. 핵심 임원 물갈이와 함께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됐다.

19일 업계와 신세계에 따르면 이인영 SSG닷컴 대표가 지난 18일 해임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강희석 전 대표와 함께 SSG닷컴 공동 대표에 오른 후 같은해 9월 강 대표가 해임되면서 단독 대표로 나선 바 있다.

SSG닷컴의 신임 대표에는 최훈학 전무가 내정됐다. 신세계그룹은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훈학 전무가 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D/I(Data/Infra) 본부장에는 이마트 D/T(Digital Transformation) 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가 자리를 옮겼다.

SSG닷컴은 기존 4개 본부(D/I, 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 영업)로 줄였다.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이번 이 대표의 해임은 문책성 인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SG닷컴의 실적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매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조6784억 원이다.

수장 교체와 맞물려 SSG닷컴의 경영 쇄신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와의 풋옵션(매수청구권) 갈등 봉합에 나선 신세계는 FI가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NH투자증권(005940)·KB증권·한국투자증권(030490) 등 국내 주요 증권사에 인수를 제안하면서 제3자 매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신세계는 CJ그룹과 '신세계 유통채널' 강화에 나서면서 정 회장의 청사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CJ와의 협업은 SSG닷컴의 성장 동력 확보가 골자로, 정 회장의 온라인 강화 기조를 배경으로 직접 진두지휘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 전략으로 실적 모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1.6.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2021.6.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신세계는 또한 이번 인사에서 SSG닷컴에 이어 지마켓을 이끌 새 대표로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영입했다. 정 신임 대표(부사장)은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으며 쿠팡에서 재무 임원으로도 근무했다.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로서 새로운 리더십 구현을 통해 지마켓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마켓은 주요 핵심 임원들을 물갈이하는 한편 역량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한다. 지마켓은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Tech본부로 분리한다. 개발자 조직인 Tech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단 의지다.

지마켓 CPO(Chief Product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에 해당하는 PX본부장에는 네이버 출신인 김정우 상무를 영입했다. 신임 Tech본부장은 쿠팡 출신의 오참 상무를 영입했다.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 등 기존 임원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사실상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그룹 전체에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승진 이후 실적 부진 최고경영자(CEO) 수시 교체를 골자로 한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밝혔다. 통상 1년에 한 번 연말에 정기 인사를 했던 것에 얽매이지 않고 실적이 부진하거나 경영상 오류가 발생하면 CEO를 포함한 임원진을 수시 교체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1월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실적과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 제도 구축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플랫폼 재도약을 위한 혁신 드라이브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유통 기업인 신세계가 시장 선도자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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