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미국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까지 이어져 미국 외로 자산이 유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9일) 상승률이 가장 높은 테마는 △차이나과창판(6.53%) △항셍테크(5.27%) △중국(2.98%) △ChiNext(2.86%) △차이나H(2.7%) △항셍(2.29%) △엔(2.22%)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미국 증시가 지난 4~7일(현지시간) 급등락을 오가고 있는 반면 중국 증시는 부양 기대감에 선방했다.
실제 중국에 대한 104% 관세가 예고하자 나스닥은 2.15% 급락했다. 특히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일 오르며 전날 장중 4.5%대까지 찍었다. 미국 국채도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에,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은 전날 종가 기준 1481.1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지난 2018년 무역전쟁 당시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102.96으로 연초 109.39에서 떨어진 상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8~2019년에는 무역분쟁 속 달러가 강세지만 최근 증시 급락, 안전선호 심리 상승에도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점이 특징적"이라며 "미국 자산에 대한 불안감 상승, 신뢰 저하와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트럼프는 약달러를 선호하면서도 글로벌 기축통화로서는 '달러 패권'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두 목표는 근본적으로 상충한다"며 "트럼프 무역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를 유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의 가치와 국제적 지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 외 국가에서 재정 정책에 적극 나선 점도 달러 약세의 요인이다. 이에 미국이 아닌 비미국 국가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는 6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독일은 헌법 개정을 통해 재정 확정에 나섰다. 중국은 올해 양회에서 전방위적 내수 확대를 정책 최우선 순위로 정한 바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침체 위험이 남아 있는 국면에서 비미국 지역이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독일과 중국 정책 전환은 재정정책 반전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역설적으로 관세 충격으로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
박 센터장도 "미국 주식에 비관적이지 않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외로 분산 투자에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으며 특히 중국 주식에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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