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D-10 카운트다운…유동성 축복일까 vs 변동성 폭탄일까

당국 '룰' 바꿔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모니터링 시스템 마련
단기 변동성 전망되나 중장기 상승 기대…외국인 유턴 기대감 고조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모의 데이터를 이용한 불법 공매도 적출 방법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5.3.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모의 데이터를 이용한 불법 공매도 적출 방법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5.3.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한국 증시의 공매도 재개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23년 11월 전면 중단됐던 공매도가 1년 반만에 다시 시행되는 것이다. 그동안 공매도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만의 '놀이터'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 제도 개선과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에 집중하며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은 공매도 전산화 작업 및 관련 안내를 마무리하고 오는 31일부터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재개한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증권사 등에서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했을 때 낮은 가격에 다시 매수해 주식을 상환하며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국내에서는 주식을 실제로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다.

본문 이미지 -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개인-기관 조건 맞춰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모니터링·처벌 강화

정부는 공매도 금지 기간에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대차·대주 거래 조건을 통일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다듬었다. 불공정한 거래를 적발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정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공매도 목적의 대차·대주는 상환 기간을 90일, 최대 12개월로 통일했다. 기존에는 개인은 상환 기간이 90일로 제한된 반면, 기관은 특별한 제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신용거래 담보 유지 비율도 개인과 기관 모두 105%로 조정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이 높아졌다.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 절차도 강화됐다. 기관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잔고를 초과한 매도 주문을 자동 차단한다. 이후 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통해 모든 거래 정보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금감원의 추가 점검까지 진행된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벌'도 이뤄져 인식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1년 4개월간의 글로벌 투자은행(IB)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결과 14개 IB 중 13곳에 대해 최종 836억 5000만원의 과징금 조치를 내렸다. 실제 부당이득 51억 원 수준이었지만 16배의 높은 징계를 내렸다.

'증시 변동성 심화' 우려 시각도…"과거 1개월 흔들려도 3개월 중장기는 상향"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된 2009년, 2011년, 2021년 사례를 보면, 공매도 재개 직후 한 달 동안은 시장이 다소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3개월 이상의 중장기 관점에서는 안정세를 되찾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공매도 직후 1개월 동안의 성과는 국내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3개월 이상의 중기 성과는 양호해 공매도 재개가 중장기 시장 상승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과거 공매도 금지 기간은 △2008년 10월~5월(8개월) △2011년 8월 10일~11월 9일(약 3개월) △2020년 3월 16일~2021년 5월 2일(14개월)로 세 번이었다. 당시 코스피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0.4%·-1.7%·1.8%로 평균 -0.1%였지만, 3개월로 따지면 14.0%·5.6·1.7로 평균 7.1%에 달했다.

'8개월간 순매도' 외국인 복귀 기대감↑…MSCI 편입 가능성도 제고

시장에선 오히려 공매도의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우선, 매수(롱)·매도(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누적 약 7조 219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월별 기준으로는 8개월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재개 시기에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09년 공매도 1차 금지 후 재개 당시 외국인은 3개월간 약 10조 8000억 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2011년에도 6조 7000억 원어치를 샀다.

공매도 재개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발맞추는 모습을 보이며 그간 불투명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기대된다. 정부는 MSCI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을 지속하면 자연스럽게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과대평가된 주가를 조정해 시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고 헤지 등 다양한 투자 전략에 활용됨으로써 자본시장의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증시는 단기 변동성 이후 재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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