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연초 이후 코스피가 랠리하면서 동학개미들의 '빚투'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잔고)는 18조 19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18조 원을 돌파한 이후 하루 만에 증가한 모습이다.
신용잔고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서 투자하고 갚지 않은 돈을 뜻한다. 지난해 연말 '산타랠리' 없이 연일 주가가 하락하자 국내증시에 대한 투심이 악화됐고, 이에 신용융자 잔고는 15조 원 수준으로 연중 최저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코스피가 연초 이후 지난 26일까지 약 9.3%, 코스닥도 13.7% 오르면서 개인들의 투자심리도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1.2% 오르고 나스닥이 같은 기간 1.2% 내리는 동안 국내증시가 선전하자, 계속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의 20~27일 6거래일 연속 보합권에서 마감하는 동안에도 신용융자 잔고는 17조 원대에서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지수방어를 해오던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28일 양 시장 모두 3%대 급락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3%대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2일 '검은 금요일' 이후 반년 만이다.
개인들은 연초부터 2월 말까지 △두산에너빌리티(034020)(1087억 원) △SKC(011790)(588억 원) △삼성중공업(010140)(579억 원) △한화시스템(272210)(471억 원) △카카오(035720)(466억 원) 등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을 중심으로 '빚투'를 했다.
이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대량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8월 급락장 당시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 원을 넘어서며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전날 0.8에서 4.6으로 6배 가까이 오르며 많은 투자자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당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주식 결제 후 3거래일 이내에 갚지 못한 경우 증권사가 대신 지급한 돈을 말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030490) 수석연구원은 "코스피의 낙폭이 컸기 때문에 매입단가 평균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충분히 반대매매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3일 휴일과 다음주 긍정적인 흐름의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이 바뀐다면 증시 회복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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