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만 전 고점 넘었다…갈수록 커지는 '양극화'[KB부동산 보고서]①

비수도권은 미분양 사태…"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 영향 더 커"
비아파트 전세 기피…월세 가격 상승 등 임차인 부담 커져

본문 이미지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2025.3.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2025.3.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올해 주택시장 양극화가 더 커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수도권이 상승하면, 비수도권도 동반 상승한 과거와 달리 서울 내에서도 강남·용산 아파트만 '전 고점'을 넘어서는 등 서울 내에서도 주요 지역만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강남·용산 전 고점 0.9~2.6% 넘어 vs 도봉·노원은 -17.2~-19.0%

16일 KB금융지주 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남구,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고점 대비 2.6%, 0.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 고점 대비 7.3% 하락했는데,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강남·용산구 2곳만 전 고점을 회복한 것을 넘어 가격이 더 상승한 것이다

이어 △서초구(-0.1%) △송파구(-0.6%) △마포구(-2.4%) △양천구(-2.6%) △광진구(-2.7%) △성동구(-2.9%) 등이 전 고점을 거의 회복했지만, '영끌족'이 많은 △도봉구(-19.0%) △노원구(-17.2%) △강북구(-13.3%) △구로구(-12.3%) △금천구(-12.1%) △중랑구(-11.9%) 등은 전 고점을 10% 넘게 밑돌았다.

연구소는 "과거에는 서울 전 지역에서 매매시장이 과열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전국적인 주택시장 호황을 맞았으나, 최근에는 서울 내에서도 주요 지역만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전 고점을 회복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2022년 말부터 침체기에 들어가며,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2023년 4.6% 하락, 지난해 0.2% 하락했다.

다만 강남·용산·마포·성동구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침체 여파가 지속된 지난해 4월부터 이미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들어선 서초·송파·영등포·서대문·동작구 등 인접 지역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의 경우 상승 요인(공급 감소, 금리 인하, 상승 기대감 확대 등)과 하락 요인(가계부채 관리 강화, 주택가격 부담 지속, 경제 상황 악화 등)이 첨예하게 대립해도, 서울의 경우 강남·용산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해 제한적이지만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연구소는 "여전히 서울 아파트가 주택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 서울 전체적으로는 제한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며 "다만 토지거래 허가구역 해제, 지역 개발사업 가시화 등 국지적인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공급물량 감소로 수도권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비수도권은 공급물량 감소에도 미분양이 많아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 173가구인데, 이 중 비수도권에만 5만 3176가구(76%)가 몰려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기준금리 인하에도…"3단계 DSR·규제 강화 영향이 더 커"

연구소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기조가 여전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수요'가 회복되기 힘들다고 봤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소득 1억 원인 차주의 대출 한도는 2단계 스트레스 DSR 때와 달리 최대 4000만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오는 4~5월 중 세부 3단계 스트레스 DSR 운영 방안을 정하기로 했는데, 이 시점 가계대출 증가세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간 스트레스 금리 차등 범위가 커질 수 있다.

연구소는 "올해 주택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보다는 대출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전세사기 직격탄' 빌라 수요, 아파트로 넘어가…주거비 부담 커져

전세사기 직격탄을 맞은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이 침체하자, 수요는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서민 주거 사다리'로도 불리는 빌라는 지난 2023년 '빌라왕 사건' 등 임차인 피해 사례가 알려지면서 '비아파트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2022년 월평균 5만 1000가구 수준이던 비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2023년 3만 9000가구, 지난해 3만 5000가구 등 급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며 보증 가입 조건이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연구소는 "전세사기 우려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나타나며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낮고 거주 환경 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전셋값은 2.2% 상승했으나, 비아파트는 0.4% 하락하며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했다. 지난해 전세가 상승률의 경우 서울(6.6%), 경기(3.8%), 인천(5.6%) 등이다.

전세 기피로 인한 월세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과 함께, 가격이 더 비싼 아파트 전세로의 수요 집중 등으로 올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비아파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지난해 69.7%로, 과거 5년 평균 52.6%를 크게 상회했는데, 지난해 9월 이후 가격은 상승세다.

아울러 아파트 착공 물량이 과거 평균 수준을 하회하는 등 당분간 공급 부족 문제도 있어 올해도 전셋값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리 어렵고, 정국 불안으로 공급 정책 추진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수급 여건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이라 했다.

doyeop@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