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재현된 대통령 '탄핵정국'…환율 변동성은 어땠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땐 40원가량 환율 상승…노무현 전 대통령땐 15원 상승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로 달러·원 환율 1400원대 안착 가능성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정명호 의사국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정명호 의사국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탄핵 정국이 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던 만큼 이번에도 환율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5일 달러·원 환율(매매기준율·일별 최종 고시 기준)은 전일(4일)보다 3.00원(0.21%) 오른 1416.50원으로 마감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 3일 1417.50원으로 마감한 달러·원 환율은 비상계엄 해제가 이뤄진 4일에는 4.00원(0.28%) 내린 141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달러·원 환율 상승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정국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등 야(野) 6당 소속 의원 190명,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은 지난 5일 0시48분쯤 본회의에 보고됐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윤 대통령 탄핵안은 6일 0시 49분부터 8일 0시 48분까지 표결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을 7일 오후 7시쯤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윤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는 달러·원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과 그 이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대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3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탄핵안은 같은 달 9일(금)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탄핵소추안 발의 전날인 12월 2일 1173.00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탄핵안 발의 이후 첫 거래일인 같은달 5일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173.5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달 6일(1171.00원) 이후 1160원대로 하락했던 달러·원 환율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12월 9일 오후 4시 10분)된 당일 전(前) 거래일(1162.00원)보다 11원 오른 1173.00원으로 마감했다.

탄핵안 가결 이후 3거래일(12월 12~14일)간 1160원 후반대로 잠시 내려왔던 달러·원 환율은 같은달 15일(1185.00원)부터 10거래일간 올라 28일(1212.50원) 최고점을 찍었다. 탄핵안 발의 이후 40원가량의 변동성이 발생한 셈이다.

당시 탄핵 정국과 맞물려 같은 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도 탄핵 사건 당시 달러·원 환율은 탄핵소추 발의 이후 약세를 보였으나 이는 국내재료로 인한 달러·원 단독 약세가 아닌 당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강달러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때에도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발생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등 157명 의원은 2004년 3월9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같은달 12일 오전 11시 55분에 가결처리했다.

탄핵안 발의 전(3월8일) 1173.50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탄핵안 발의 당일(9일) 1175.00원으로 1.5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12일엔 전일(1169.00원) 대비 12원이나 오른 1181.00원으로 마감했다.

다만,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같은달 31일 달러·원 환율은 1144.00원을 기록하는 등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같은해 4월 들어 1140~1150원대를 오가던 환율은 헌법재판소의 결정(5월14일)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4월말께부터 1170~1180원대로 상승했다. 헌재의 결정을 사흘 앞둔 5월11일 달러·원 환율은 1188.5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일시적인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그 폭이 과도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재현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정국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외환시장과 독립될 수준의 과대한 변동성으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비상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선 재적의원(300명)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을 경우 탄핵안 가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내고 표결하고 여당은 반대하면서 탄핵정국이 장기화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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