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 "내부통제·리스크관리 강화…'일류 신한' 만들겠다"

"취임 후 '고객이 자긍심을 느끼는 지속가능한 일류(一流) 신한'을 만들자는 경영 방향성을 수립했습니다. 과거 성공 방식이 최근의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에 따라, 2024년은 일류 신한을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과 변화를 빠르고 힘차게 실행할 계획입니다."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1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2024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를 꼽았다. 이를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이 신한을 신뢰할 수 있도록 '스캔들 제로(0)'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진 회장은 2024년 한국 경제와 금융 산업에 대해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 국내외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국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산업 역시 저성장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급증한 가계·기업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잠재 위험에 대한 관리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 및 자산의 발굴, 디지털 전환 대응 등 미래 경쟁력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화두"라며 그룹의 핵심 전략 과제를 △고객기반 확대 △디지털 경쟁력 확장 △글로벌·자본시장·ESG 지속 추진 △혁신·변화를 기민하게 추진할 수 있는 조직 구동력 강화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한금융은 업권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리테일·중소기업 △자본시장·대기업 △보험·자산운용 등 유사 사업영역의 그룹사간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촉진하는 상설협의체 3개를 우선 운영하며 통합적 금융 솔루션 제공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은 진 회장과의 일문일답.

-신한금융 CEO로서 2024년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2024년에도 고금리·고물가·저성장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기는 물론, 서민 경제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신한은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금융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이러한 노력이 우리 사회 곳곳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아울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신한이 함께 성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2024년 위기 극복을 위한 생존 키워드 3가지는 무엇인가.

▶2024년은 최근 지속되는 불확실성이 더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나리오', '데이터', '지속가능 성장'이라는 세가지 면에 초점을 맞춰 위기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먼저 미래 예측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그 영향을 분석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폭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분석 역량을 키워 위기상황을 빠르게 감지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적정수준의 자본의 유지 등 금융사의 자본적정성 관리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룹 포트폴리오상 더 보강하실 부분은 어디인지 궁금하다. 비은행 계열사 이익비중은 얼마이고 중장기적으로 이 비중을 어느 선까지 확대할 계획인지.

▶신한금융그룹은 다양한 M&A를 통해 금융업 전 분야에 걸쳐 풀 라이센스(full license)를 확보했다. 자회사의 개별 성장은 물론 자회사간 시너지를 위한 매트릭스 체제 도입 등 안정적이고 균형감 있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비은행 이익 비중은 2023년 3분기 기준 37% 수준으로, 그룹 손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이익 비중 50%를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 핵심 사업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시너지 강화,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글로벌 진출 전략이다. 2024년 신한금융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목표는.

▶글로벌은 신한이 금융그룹 중 가장 잘 하는 영역으로 자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일류 글로벌을 목표로 매년 15% 이상의 손익 성장을 거두는 만큼, 국내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는 확실한 대안이다. 향후 글로벌 전략은 다양한 국가에 리소스를 투입하기 보다는 '가능성 있는 핵심지역' 위주로 리소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탈 중국 정책, 중국 경제 위기가 맞물리며 중국을 대체하는 국가(Altasia·알타시아) 14개국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당 지역에 대한 관심을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존 직접 소유 방식도 다변화해 지분투자 및 펀드를 통한 투자 등도 병행하고, 질적 성장도 추구할 방침이다.

-금융권에서 슈퍼앱 개발을 통한 '유니버설 뱅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금융이 디지털 전환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2023년 12월 18일 출시한 '신한 슈퍼SOL'은 신한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새로운 시대에 맞게 고객의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설계를 통해 그룹이 축적한 데이터와 기술력, 전문성 등 디지털 핵심 역량을 담은 결과물이다. 고객 니즈의 연결 및 확장을 통해 완결성 있는 통합 솔루션 제공이 차별적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또 미래 금융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다양한 외부 플랫폼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돼 '보이지 않는 금융'(Invisible Finance)을 구현하는 것이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본다. 신한 슈퍼SOL을 중심으로 내부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외부 제휴를 통한 연결과 확장을 통해 신한과 파트너사, 고객이 윈윈할 신한만의 보이지 않는 금융을 구현하고자 한다.

-정부가 '금산분리 제도개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신한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영역이나 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계획이 있다면.

▶금융과 비금융이 융합되는 시대적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신한은 수동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융합을 통해 생활 속에 녹아 든 금융서비스(BaaS)를 추진함으로써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은행에서 운영하고 추진중인 음식배달 플랫폼인 '땡겨요' 서비스와 카드의 자동차 관련 생활밀착형 플랫폼인 신한마이카 서비스 등을 고도화해 고객기반을 확대하고, 향후 부동산 중개 및 부대서비스 제공 플랫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분석 및 마케팅 지원·컨설팅, 플랫폼 기반 강화 및 디지털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금융 유관 사업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하실 내용이 있다면.

▶금산분리에 대한 제도개선과 관련하여 언급드렸지만 금융은 직접적으로 비금융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기 보다는 비금융 사업자와의 연계 및 제휴를 통한 시너지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향후 금융회사의 비금융 기업에 대한 출자제한을 완화해준다면 비금융 사업자와의 협력관계 등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 이 과정에서 중간지주회사라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경우, 비금융산업과의 연계들을 강화하는 체계를 할 수 있음과 동시에,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 등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금융 시대를 맞아 원하는 신한의 인재상은.

▶생성형 AI 등 기술의 발전은 금융업의 인재상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에 강조되어 왔던 업에 대한 이해도와 지식 등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나, 반복적인 업무와 답변은 AI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AI시대에는 업에 대한 지식과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창의적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디지털 금융 시대의 경쟁력을 갖춘 인재상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취임 후 '정도경영'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와 이를 통해 신한이 얻을 것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나'만 성장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정과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시장 지위와 재무 성과는 더 이상 자랑스러운 타이틀이 될 수 없다. 떳떳한 과정을 통해 거둔 정당한 이익만이 모두로부터 박수 받을 수 있을 거라 보고, 신한은 재무적 1등을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받는 '일류'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철저한 내부통제와 금융 본업의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함과 만족감을 제공함으로써, 두터운 신뢰와 더불어 신한과 함께 하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신한이 지속가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상생을 위한 사회환원 정책에서는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둘 계획인지.

▶신한금융그룹은 아동, 청년, 성인, 노인으로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분류하고, 계층별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룹사별 지원영역을 설정하여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룹사별 업의 특성을 활용한 상품과 사회공헌 및 재능기부 등을 통해 본업의 강점을 활용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 그룹사별 일자리 지원사업 연계,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실질적·차별적 장학지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