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재상폐 위기' 위믹스 사태 장기화…바이백 보상안이 '변수'

주요 거래소 4곳,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기간 4월 3주차까지 연장
해킹 원인·공지 지연은 물론 '바이백' 구체적 계획 소명해야

위믹스 블로그 갈무리.
위믹스 블로그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위메이드(112040)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WEMIX)에 대한 주요 거래소들의 유의종목 지정 기간이 연장되면서 '위믹스 해킹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위믹스는 사상 초유의 '재상폐'를 막기 위해 거래소들에 해킹 원인과 투자자 보상안을 적극 소명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거래소들이 해킹 원인에 주목했다면, 남은 기간에는 '바이백' 등 위믹스 투자자에 대한 보상안이 관건이다.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 닥사) 소속 거래소 4곳(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은 지난 18일 위믹스의 거래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4월 3주차까지 연장했다.

4개 거래소 중 위믹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빗썸은 "유의종목 지정에 관한 사실관계 및 후속조치 등에 대해 프로젝트 측으로부터 소명을 받고, 추가적인 검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의종목 연장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달 4일 위믹스 팀은 지난달 28일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플레이 브릿지'에 악의적인 외부 공격이 발생해 위믹스 코인 865만 4860개가 비정상 출금됐다고 밝혔다. 당시 시세로 약 88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닥사는 위믹스를 거래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닥사의 가상자산 거래지원(상장) 모범사례(가이드라인)에 '상당 규모 가상자산이 무단으로 탈취되거나 해킹당한 이력이 있고, 원인 파악 및 해결이 안된 경우' 상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왜 거래소에도 늦게 알렸나…'소통 부재' 지적 해명해야

우선 닥사는 해킹 원인은 물론, 위믹스 측이 왜 공지를 늦게 했는지에 주목했다. 해킹 공격을 당한 건 2월 28일인데, 위믹스가 공지를 올린 건 3월 4일이었다.

위믹스 측은 지난 17일 해킹 사태 간담회를 열고 △추가 공격 가능성 △시장 영향 등 두 가지 이유로 공지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공격 발생 당시) 잠재적인 취약점에 대해 명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섣부르게 외부에 공지하면 또 다른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 즉각 공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즉시 공지할 경우 '패닉셀(공포에 파는 것)' 등 시장 영향이 있을 것을 우려해 공지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거래소에도 해킹 사실을 뒤늦게 알린 것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 측은 실명인증(KYC)을 해야 하는 국내 거래소 특성상, 해커가 국내 거래소를 이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즉각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상장 후 모니터링 목적으로 '프로젝트와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위믹스는 거래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킹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서비스 작업자가 2023년 7월 공용물 저장소에 업로드했던 자료를 통해 공격한 것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구체적 보상안 필요…바이백 재원 등 '모호'

또 남은 검토 기간에 닥사는 공지 지연과 해킹 원인보다 위믹스가 내세운 보상 방안에 더욱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지난 13일 떨어진 위믹스 가치를 다시 제고할 목적으로 100억 원 규모의 위믹스 코인 바이백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후 14일에는 2000만개 추가 매수 계획도 전했다. 해킹으로 탈취된 금액보다 더 많은 규모의 위믹스를 시장에서 매수하는 게 골자다. 바이백은 최대 1년 동안 진행하며 가격 변동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부 일정은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백 재원과, 거래소들이 바이백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은 여전히 모호하다. 닥사가 유의종목 기간을 연장하고 검토를 지속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이백 재원과 관련해 김석환 대표는 "위메이드 전사 차원에서 재원을 총동원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구체적인 계획이 아닌 만큼, 닥사에는 더 자세한 소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어떤 지갑을 통해 바이백을 진행할 것인지, 이 과정을 거래소들이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등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닥사도 바이백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 측은 "매수 방식 및 진행 거래소, 최종 바이백 수량, 보관한 지갑 주소 등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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