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한국 애니메이션이 할리우드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국내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는 전날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수성했다. 박스오피스 1위는 제이슨 모모아와 잭 블랙 등이 출연한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다.
'예수의 생애'는 지난 11일 북미 3200개 극장에서 개봉 이후 할리우드 주요 영화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개봉 하루 만에 701만 275달러, 이틀 만에 680만 2329달러, 사흘 만에 523만 7793달러를 거둬들이며 총 1905만 397달러(약 270억 원)의 오프닝 수익을 올렸다.
'예수의 생애'는 영국의 대표 작가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를 각색한 작품이다. '태왕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와 '해운대' 'JSA 공동경비구역' '늑대소년' '한산: 용의 출현' '한산 리덕스' 등 영화에 참여한 국내 VFX 업체 모팩 스튜디오 대표 장성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오스카 아이작과 피어스 브로스넌, 케네스 브래너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예수와 본디오 빌라도, 찰스 디킨스 등 애니메이션 속 인물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은 이날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없었다면 '예수의 생애'가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며 "이 영화는 주말 개봉을 앞두고 사전 판매 수익만 1460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예수의 생애'의 오프닝 성적은 같은 성경 배경 흥행 애니메이션 영화인 드림웍스의 '이집트 왕자'(1450만 달러)에도 앞섰다. '이집트 왕자'는 27년 전인 지난 1998년 개봉했다.
또한 배급사 에인절(앤젤) 스튜디오의 최고 오프닝작이 된 것은 물론, 미국 영화 시장 조사 업체 시네마스코어 A+를 달성했다며 "디즈니·픽사 제작이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 중 유일하게 시네마스코어 A+를 달성한 다섯 번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대부분의 신앙 기반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메시지 전달이 오락이나 예술적 가치보다 우선"이라며 "그 묵직함이 영화를 압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수의 생애'가 에인절 스튜디오의 또 다른 배급작 '더 사운드 오브 프리덤'을 넘어 최고 흥행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드라인은 "이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이 예수의 삶을 통해 상상력 넘치는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가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야기에 대한 새롭고 진솔한 해석을 제시한다"고 했다.
배급사 에인절 스튜디오는 성인을 넘어 보다 폭넓은 관람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선보였다. 성인 티켓 구매시 어린이 티켓 한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키즈 고 프리'(Kids Go Free)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에인절 스튜디오 창립자 조던 하먼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이 캠페인은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패션('The Passion)"이라며 "아이들은 영화관 안에서 그리고 함께하는 경험을 통해 매우 근본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을 경험한다, 이 이 영화가 수백만 명의 아이들의 삶에 축복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