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미담 자판기'가 변신을 꾀한다.
주변인들이 내놓는 미담으로 '미담 자판기'라는 별명을 가진 강하늘이 신작 영화를 통해 평소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강하늘이 주연한 영화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강하늘은 극 중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이강수를 연기했다.

이강수는 대리운전 기사를 하다 손님이 내민 음료를 마시고 마약 현행범으로 경찰에 붙잡혀 형까지 살게 된 인물이다. 감방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그는 현직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의 마약 수사에 협조하면서 구관희와 인간적인 친분을 나누는 사이가 되고, 출소 후 구관희의 제안으로 '야당' 노릇을 하게 된다. '야당'이란 마약 세계에서 수사기관의 브로커 역할을 수행하며 이익을 취하는 마약범을 뜻하는 은어다. 본의 아니게 마약 업계(?)에 진출하게 된 이강수는 마약 유통업자와 경찰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이득을 챙긴다.
그간 강하늘은 사생활에서뿐 아니라 작품적으로도 주로 선량한 인물들을 연기해 왔다. 영화 '동주'(2016)의 윤동주 역을 통해 그는 일제 강점기 고뇌하는 순수한 청춘의 영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청년경찰'(2017) 속 꺼벙한 희열이나 영화 '재심'(2017) 속 누명을 쓴 억울한 시골 청년 조현우, '30일'(2023)에서 똑똑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데가 있는 남편 노정열 캐릭터 등이 스크린 속 그의 대표 캐릭터다.

드라마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송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사랑을 받았던 '동백꽃 필 무렵'(2019)의 순정남 황용식은 여전히 회자되는 강하늘의 대표 캐릭터다.
그런 가운데 강하늘이 선보이게 된 이강수의 캐릭터는 관객들이 봐 온 강하늘의 이미지와 다르다. 특히 초반부 요란한 색상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몸에 딱 붙는 슈트를 입은 그의 '날티' 가득한 모습은 독특한 에너지로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중반부 이강수는 모종의 인물에게 강제 마약 투약을 당한 뒤 중독돼 심각한 부작용 증상을 겪게 되는데, 강하늘의 실감 나는 연기는 보는 이들에게 마약의 공포를 전달하며 영화에 의미를 더한다.
'야당'을 연출한 황병국 감독은 "주인공 세 명을 다 그 역할을 안 해본 사람만 캐스팅했다"며 "(이미지에 맞는 캐스팅의 경우)관객들이 그 사람이 입을 벌린다든지, 얼굴 인상만 봐도 무슨 대사를 하겠다는 것을 알더라, '과연 저 배우가 무슨 말을 할까' 그 표정이 안 읽히는 사람으로 캐스팅하고 싶었고, 그렇게 해야 신선하게 받아들여 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반전 캐스팅의 이유를 전한 바 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