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코미디언 이용진이 출산율과 관련한 욕설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사과 없이 넘어가려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이용진 유튜브에는 웹 콘텐츠 '용타로'의 스물한 번째 에피소드인 '요즘 핫한 르세라핌 김채원의 용타로점 결과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랐다. '용타로'는 호스트인 이용진이 게스트들의 타로점을 봐주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다. 이날은 김채원이 출연해 이용진에게 타로점을 봤다.
영상에서 김채원은 이용진에게 "내 인생에서 결혼은 언제쯤 하게 될까? 살면서 결혼은 꼭 하고 싶다"라고 물었다. 타로카드를 연 이용진은 "결혼하면 더 잘되는 스타일이다, 지금 삶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 현모양처에 가정의 리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용진은 갑자기 격앙돼 출산율에 대해 사견을 밝혔다. 그는 김채원의 결혼운에 대해 얘기하던기하던 중 "요즘에 출산율도 낮고 결혼 형태가 바뀐 게 XX 난 XX 짜증이 나 있거든?"이라고 욕설을 섞은 발언을 하며 화까지 냈다. 김채원은 당황한 듯 머쓱하게 웃었다. 이용진은 "욕한 건 미안하다, 인천 강화도 초등학교에 신입생 한 명 들어왔다고 한다, 심각하다, 너한테 할 얘기는 아니지만 내 넋두리"라고 전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에선 급격한 출산율 하락은 국가적 인구 위기를 초래한다며, 이용진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반면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은 있냐며, 이용진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양쪽 모두 일리 있는 견해다. 이용진이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도 이해 안 가는 바는 아니다.
문제는 발언의 방식과 추후 대처다. 출산율 하락에 대한 인식 차이는 차치하고서라도, 이용진의 발언 방식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건 대부분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은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욕설까지 해가며 격하게 감정을 드러낸 것은 유명 코미디언으로서는 경솔했다고 볼 수 있다.
이용진은 출산율 관련 발언에 욕설을 섞었기에, 논리적 의견 전달이나 건강한 토론이 아닌 일방적 배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스트로 등장한 김채원이나 시청자들에겐 자칫 공격적으로도 느껴질 수 있다.
더욱 아쉬운 건 추후 대처다. 이는 이용진뿐만 아니라 '용타로' 제작진 역시 해당한다. 이용진의 출산율 발언으로 논란이 지속되자 '용타로' 제작진은 공식 사과 대신 침묵을 택했다. 비겁한 행태도 벌어졌다. 제작진은 별다른 입장 없이 영상에서 문제가 된 이용진의 발언만 도려내며 회피의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 댓글까지 연이어 삭제하며 대중을 '입막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실행했다.
이용진도 다를 바 없다. 본인의 발언이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욕설 부분에는 사과한 뒤, 사견을 구체적으로 피력하면 될 일이다. 발언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정정하면 된다. 하지만 이용진은 어떤 쪽도 선택하지 않고 침묵 중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처에 따라 그 사람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비칠 수 있다.
'용타로' 제작진과 이용진은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 없이 뭉개려는 모양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새 영상을 올리면 '용타로' 애시청자들이 이를 과거처럼 웃고 즐길 수 있을까. 이용진과 '용타로' 제작진의 '공식 입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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