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 속에 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성장 흐름이 '-0.2%→0.1%→0.1%→-0.2%'로 이어지며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4분기 연속 0.1% 이하 '제로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 대비 성장률 기준으로 2022년 4분기(-0.5%) 이후 가장 낮았다. 역성장 기록 자체는 지난해 2분기(-0.2%) 이후 3분기 만의 일이다.
이번 역성장은 한은의 지난 2월 전망치(0.2%)를 0.4%포인트(p) 크게 밑돌았다.
지난 17일 한은은 "2월 이후 예상 못 한 충격들이 연이어 발생했다"며 "산불, 일부 공사 중단, 반도체 수요 이연, 정치 불확실성, 미국 관세정책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수와 수출 모두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경고한 바 있다.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마이너스를 보인 것 또한 2020년 2분기 이후 4년 9개월(19개 분기) 만에 최초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한국 경제는 2분기 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로도 -2.6%를 나타냈다.

성장률을 가장 크게 끌어내린 것은 건설투자였다.
1분기 건설투자는 -3.2% 급감해 성장률에 -0.4%p를 기여하면서, 전체 마이너스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비투자도 -2.1% 줄어 전체 성장률을 -0.2%p 낮추는 데 기여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1% 감소했지만, 성장 기여도는 0.0%p 보합으로 분석됐다.
오로지 순수출만 0.3%p 플러스 기여도를 나타냈다.

경제 활동별로 보면, 1분기 제조업(-0.8%)과 건설업(-1.5%)이 나란히 감소했다.
제조업은 화학제품과 기계장비 부진이, 건설업은 건물건설 감소가 주된 감소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비스업의 경우 금융·보험, 정보통신 등이 늘었지만 도소매·운수업 부진으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한은은 다음 달 전망에서 국회 심사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미국·주요국 간 무역 협상 진전 여부, 경제 심리 회복 속도 등을 반영한 수정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분기 역성장과 관세 불확실성 여파로 기존 1.5%보다 낮은 연간 1.1~1.2%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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