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 배럴이 국내에 도착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 KPC(Kuwait Petroleum Corporation)와 체결한 국제공동비축 계약에 따른 물량으로, 양사는 모두 400만 배럴 규모를 계약했었다.
석유공사는 쿠웨이트산 원유인 KEC(Kuwait Export Crude Oil)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전날 울산항에 도착, 울산비축기지에 하역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국제공동비축은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중 유휴시설을 해외 국영석유사 등에 임대해 원유 등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평상시에는 저장시설 임대를 통해 외화 수익을 얻고 국가 위기 발생 시에는 해당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원유 비축 비용을 산유국과 분담함으로써 공공재정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석유공사의 저장시설은 국내 대형 원유 수요처인 정유사들과 송유관으로 직접 연결돼 있어 수급 효율성이 높다. 한국의 지리적 위치상 중국·일본 등 역내 물류 거점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계약 상대방은 한국을 주축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고객사에 대한 물류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 국제공동비축이 한국뿐 아니라 계약 상대방에도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한국은 이번 입고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3개국의 원유 총 1330만 배럴을 국제공동비축 형태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일일 원유 수입량이 약 280만 배럴인 점을 고려하면, 중동산 국제공동비축 원유만으로 4.8일가량을 버틸 수 있다. 결국 중동 산유국들과의 국제공동비축 계약 체결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수급 리스크를 분산하고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 큰 성과를 갖는다. 지난해 기준 중동 3국으로부터 들여온 원유량을 모두 합하면 국내 총 원유 도입량의 50%를 넘는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국제공동비축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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