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비관적인 소비자 심리가 5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반면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는 2개월 연속 상승 기류를 탔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93.8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만의 상승 전환이지만 여전히 기준치 100을 밑돈다.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CCSI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비관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계엄 이전인 지난해 11월 100.7이었던 CCSI는 12월(88.2) 12.5p 추락한 이후로 5개월째 기준치 100을 넘기질 못하고 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소비자 심리가 계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면서 "앞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무역 협상의 진행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언제, 어떤 규모로 될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사항은 아직 불확실성이 많아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CSI는 6개 주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산해 산출하는 경제 심리 지표로, 과거 장기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4월 주택가격전망 CSI는 108로 한 달 새 3p 오르면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로써 2003~2024년 장기 평균인 107을 소폭 상회했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완화 여파가 지난달에 이어 계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팀장은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둔화했으나 오름세를 지속함에 따라 주택가격전망 CSI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 2월(99)만 해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지만, 3월 들어 8p 급등했다. 집값 상승론 우세 현상이 2개월 연속 이어진 셈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을 때 100을 웃돈다.
일반인들의 물가 상승 기대를 보여주는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포인트(p) 확대된 2.8%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가 오른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의 일이다.
이 팀장은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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