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 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면서 은행 예·적금 상품에만 8조 원 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고점을 잡으려는 예금자들의 노력에 시중에 풀린 돈이 크게 풍부해졌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달 광의통화(M2) 계절조정 기준 평균 잔액은 4,229조 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5조 7000억 원(0.6%) 증가했다. 지난 1월(0.5%)보다 증가율이 확대됐다.
M2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현금·수시입출식 예금과 2년 미만 정기 예·적금·금융채 등을 포괄한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 예·적금이 8조 5000억 원 늘어나면서 M2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하락 전망 속 예금자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예치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금전신탁 역시 4조 9000억 원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전신탁의 인기는 정기예금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관련 자금이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시장형 상품은 3조 5000억 원 줄어들며 전월(+1.8조 원)과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금융채도 2조 7000억 원 감소하면서 전월(-2.1조 원)의 감소세가 확대됐다.
시장형 상품과 금융채의 감소는 예금 취급 기관들이 예·적금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금 주체별로는 기타 금융기관에서 17조 1000억 원이 늘면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주로 정기 예·적금과 금전신탁 중심이었다.
기업(+4조 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3.6조 원)도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의 경우 정기 예·적금과 기타 수익증권에, 기업은 기타 통화성 상품에 주로 자금을 유치했다.
반면 기타 부문에서는 단기 금융 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와 정기 예·적금의 감소 영향으로 1조 7000억 원 줄어들었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단기 유동성을 의미하는 협의통화(M1)는 1282조 1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5000억 원(0.4%) 증가했다. 전월(0.6%)보다 증가 폭은 줄었으나, 유동성 확대 흐름은 이어졌다.
금융기관 유동성(Lf)도 한 달 새 0.8% 늘어난 5757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광의유동성(L)은 7208조 원으로 전월 말 대비 0.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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