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금리인하론…한은, 4월 동결 후 5월 인하 가능성

연준 올해 2연속 금리동결…시장, 파월 신중론에도 6월 인하론 유지
한은 5월 인하 기대…들썩인 집값-환율에 하반기 지연 전망도

본문 이미지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AFP=뉴스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다음 인하는 4월보다 5월이 유력하다는 예상에 힘이 실렸다.

부진한 국내 경기만 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들썩이는 서울 일부 지역 집값과 여전한 고환율 등을 고려하면 당장 다음 달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다만 연내 1~2회 추가 인하 전망은 유효한 만큼 한은의 차기 금리 인하 시점은 5월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인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아예 2분기(4~5월) 인하를 건너뛸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정부가 최근 집값 불안을 부추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조치를 되돌리고, 환율 상승의 배경인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한풀 꺾였음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돼 한은이 신중론을 고수할 것이란 취지다.

20일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 페드 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연방 금리 선물 시장은 오는 6월 연준의 정책금리가 4.00~4.25%로 0.25%포인트(p) 인하될 확률을 58.5% 반영했다.

이어 추가 2차례 인하를 거쳐 연말 3.50~3.75%로 내려갈 확률을 가장 높은 32.2%로 평가했다.

연준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향후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신중론을 내비쳤음에도 전반적으로 연내 3차례 수준의 인하 기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의 금리 인하 경로가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은 만큼 한은의 연내 추가 1~2회 인하 예상은 유효하다.

실제로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 완화에 두겠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관건은 추가 인하의 시점이다. 한미 금리 역전이 여전히 1.75%p 큰 폭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경우 자금 유출 등 부작용 우려가 커진다.

국내 금융 상황도 한은의 빠른 인하를 주저케 한다. 정부와 한은은 최근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로 인해 향후 가계부채 증가율 재확대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뚫고 한은이 당장 4월 금리를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한은이 국내 주택 시장과 가계대출 증가 규모의 둔화를 확인한 이후 5월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현 1.5%(추경 미반영)보다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 명분을 뒷받침하고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은의 선제적인 인하가 금리차를 키워 외환 시장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5월 전후 연준의 6월 인하론이 탄력을 받으면 시장이 내외 금리차 확대에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상반기 중 국내 정치 불안 완화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기대감 또한 경기 하방 압력을 낮춰 환율 안정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아직 높아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탄핵 관련 이슈가 마무리되고 추경을 통해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다면 환율은 현 레벨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최근 서울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와 관련한 정부의 경계심을 봤을 때, 한은의 5월 인하가 힘들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2분기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번 인하 사이클에 2차례 추가 인하가 가능하겠지만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7월 인하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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