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B 10곳 중 9곳, 다음 금리인하 '5월'…변수는 추경·트럼프

"추경 늦고 트럼프 극성 땐 4월도 가능…빠른 추경 땐 8월"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내외 전문가들이 2월에 이은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우선 5월에 무게를 실었다.

차기 인하 시점을 확정할 양대 변수로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강도를 꼽았다.

3일 글로벌 투자은행(IB) 5곳과 국내 증권사 5곳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국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5월이 지배적이었다. 10곳 중 9곳이 5월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달 국내 경기 부진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2.75%로 0.25%포인트(p) 낮췄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은 오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이뤄지나,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1월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 이후 1차례 숨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정책 방향 선제 안내)에서 동결 4명 대 인하 2명으로 동결론이 우세했던 이유와 관련해 "추가 인하 여력의 빠른 소진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 연구원은 "한은은 앞으로도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중립 금리 상단에 위치한 현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 인하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4월 포워드 가이던스 자체는 인하 우세로 달라질 순 있다"고 내다봤다.

본문 이미지 -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반면 일부 기관은 4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HSBC는 "한은이 5월과 8월에 기준금리를 0.25%p씩 인하한다는 당초 전망을 유지한다"면서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2월 경제 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미국 관세 위험이 심화한다면 4월에도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다수 기관의 시선은 일단 5월로 쏠렸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 이후에도 국내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대외 위험 요인을 차치하더라도 아직은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가 4월보다는 5월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통화 완화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기에, 기준금리가 2분기 1회, 3분기 1회 인하를 거쳐 연말 2.25% 수준에 이른다는 연초 예상을 견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5월 인하론을 흔들 최대 변수로는 추경이 지목됐다.

정치권이 순항해 3~4월 '벚꽃 추경'이 발표 또는 편성된다면, 금리를 낮춰서라도 경기 하방 압력을 막아야 한다는 한은의 부담감은 한결 완화될 수 있다.

여기에 트럼프 관세 정책마저 당초 걱정한 수준보다 낮은 강도로 전개되거나 이행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한은은 국내 경기 요인에 대한 부담을 덜고 금융 안정에 집중할 여지가 넓어진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불확실한 금리 인하 시점, 계속되는 1400원대 환율 등 외환 시장 불안,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상반기 추가 인하에는 신중해질 공산이 크다.

노무라는 "추가 인하가 5월과 7월 단행될 것으로 평가하지만 5월 이전에 추경이 발표되면 인하 시점은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BNP파리바도 "다음 인하 시점은 5월로 보나, 금융 안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경우는 3분기 인하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오는 8월 인하를 예상한 1명의 전문가도 이 같은 금융 안정 요인에 주목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적극 인하가 필요한 때이지만 아직 인하 신호조차 없는 연준, 여전한 환율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추가 조정은 3분기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본문 이미지 -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반면 정치권 갈등에 추경이 계속 표류하거나 트럼프 관세가 고강도로 나타나 국내 경기 충격이 보다 우려될 경우 5월 인하는 확신에 가까워진다.

BNP파리바는 "성장 둔화 우려가 더 커질 경우는 5월과 8월에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무라도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부과 땐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5월 금리를 내리고 3분기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추경 편성과 미국 관세에 따라 인하 시점과 폭은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한국에 적용된 미국 관세 조치는 철강·알루미늄(25%)에 불과하나 국제적으로 한국은 관세 위험에 크게 노출된 국가로 인식된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율 인상을 1.6%p로 예견하며 이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하락 폭을 -1.0%, 물가 상승률 확대 폭을 0.2%p로 추산했다.

특히 자동차 관세 인상이 한국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씨티는 미국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25% 높일 때 한국의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120억 달러 급감한다고 추정했다.

물론 반도체 수출도 걱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 품목이 미국의 자체 생산으로 대체하기 힘든 품목인 터라 관세 인상에도 높은 수출 증가세 유지가 기대됐다.

추경 규모의 경우 최근 시장에서 20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바클리스는 "이르면 이달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면서 "최근 저조한 투자 심리, 저축 확대 등으로 인해 통화 정책의 실물 경제 파급 효과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icef08@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