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오는 11월 국고채 시장에 75조 원 규모의 해외 자본이 유입될 전망인 가운데, 정부가 시장 금리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입찰 차등 낙찰 구간을 기존 5bp(bp=0.01%p)에서 4bp로 축소한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쟁입찰 차등 낙찰 구간 축소, 국고채 입찰 일정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국고채권의 발행 및 국고채전문딜러 운영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은 WGBI 편입으로 증가하는 국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우선 기재부는 실인수 만점 비율을 10%에서 8%로 조정하고, 경쟁입찰 차등 낙찰 구간을 5bp에서 4bp로 축소한다.
그동안 경쟁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시장 금리보다 2~3bp 낮게 결정되는 ‘강세 낙찰’이 종종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국고채전문딜러(PD)들의 국고채 인수 부담이 가중되는 문제가 있었다.
기재부는 개편 이후 낙찰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국고채 거래량이 증가하고, 국채 시장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재부는 또 2년 만기 국고채의 입찰일을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서 첫째 주 월요일로, 30년 만기 국고채는 첫째 주 월요일에서 첫째 주 화요일로 변경한다.
30년 만기 국고채는 발행 비중이 30.2%로 가장 높아 PD들의 자금 집행 부담이 컸다. 특히 첫째 주 월요일에는 국고채 외에도 다양한 금융상품과 기업 자금 조달이 집중돼 PD들의 유동성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일을 하루 늦춰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2년물 국고채 입찰일 변경은 단기물과 장기물을 연달아 배치해 국고채 수급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재부는 이를 통해 국채 시장의 금리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금이자분리채권(스트립 채권)의 교체 시점도 기존 만기 도래 1일 전에서 1개월 전으로 앞당긴다. 정부는 해당 조치로 만기 임박 채권의 유통 기간을 늘려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가격 변동성을 낮출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년·30년 만기 국고채의 호가 조성 시간도 조정된다. 30년물 국고채의 호가 조성 시간은 기존보다 1.5시간 늘어난 4.5시간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이 지속적으로 형성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대형 기관투자자 및 해외 투자자의 국채 매매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반면 발행 비중이 4.8%로 낮은 20년물 국고채의 호가 조성 시간은 기존 4.5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된다.
개인투자용 국채 활성화를 위해 기존 10년물, 20년물에 이어 5년물을 추가 발행하고, 자동 청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또한, 금융지원 환매조건부채권(REPO) 거래 시 PD들이 원화 외평채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오는 24일까지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을 통해 의견을 접수한 후 개정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의 요구가 많았던 경쟁입찰 차등 낙찰 구간 축소 등이 반영돼 PD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국고채 시장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올해 총 197조 6000억 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한다. 연간 발행량은 1분기 27~30%, 2분기 28~33%, 하반기 40~45%의 비율로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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